현대상선式 채무재조정 유력
매출채권 ABS 발행은 제외
[뉴스핌=김연순 기자]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정책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원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KDB산업은행은 "추가 혈세투입은 없다"던 기존 스탠스를 바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 지원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순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대응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8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유동성 처리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측면, 모든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3월 중순 경엔 자금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업계에선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방식으로 원리금 상환 유예 등 회사채 채무재조정 등 거론되고 있다. 현대상선의 선례를 따르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 뿐만 아니라 공모채에 대해서도 채무재조정을 병행했다. 대우조선도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공모채권 상환유예 등 채무재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제기된 매출채권담보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에 의한 추가지원 방식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또한 자율협약도 현재로선 검토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추가 지원에 대해선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매출채권담보 ABS 발행은 검토된 바 없고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2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구조조정에서 어떤 경우든 국민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전제를 깔고 "4400억원 회사채 상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운 시기를 버티려면 공적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외에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총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올해 만기 도래한다. 다음달 4400억원에 이어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이다. 그렇지만 현재 회사가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은 1000억~2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총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110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전제로 지원 규모를 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액은 15억달러에 그쳤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대우조선의 자구노력, 수주 및 유동성 상황 등을 점검중"이라며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대응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