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세상 대부분의 아빠는 딸을 지극히 사랑한다. 그 방법이 남들 눈에 생소하고 괴팍할지라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담은 영화 '토니 에드만'이 3월 관객 앞에 선다.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이 작품은 오직 성공을 바라는 딸과 그 곁을 배회하는 괴짜 아빠의 이야기다.
16일 개봉하는 독일 영화 '토니 에드만'은 극중 남자주인공인 중년남성의 이름이다. 오스트리아 배우 페테르 시모니슈에크가 연기한 이 캐릭터는 키우던 개가 죽은 뒤 적적함을 못 이겨 딸을 찾아 루마니아로 날아간다. 일 잘하는 딸 이네스(산드라 휠러)는 누구나 동경하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아버지 토니에겐 그저 일에 환장한 노처녀 딸일 뿐이다.
행복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른 딸과 아빠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고객 유치를 위해서라면 CEO 사모님 쇼핑까지 불려가는 이네스가 자신을 깨우지 않았다며 아빠를 나무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 이네스를 차가우리만큼 이성적으로 그리는 한편, 토니는 상식을 뛰어넘는 괴짜로 묘사해 극적 대비를 얻어냈다.
덕분에 영화 속 이야기는 냉탕과 온탕을 수도 없이 오간다. 이네스와 토니의 관계를 바라보며 관객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 지 몰라 롤러코스터를 탄다. 언제 어디서든 사고를 치는 토니는 중반을 넘어가며 민폐 캐릭터로 전락할 즈음, 놀라운 반전의 주인공이 된다. 이네스처럼 사회가 그어놓은 선 안에서 평안함을 느끼도록 설계된 우리는 마지막에 가 토니의 매력에 빠진다.
토니와 티격태격하는 이네스 역시 영화 종반에 가서 관객의 심리를 과감하게 쥐고 흔든다. 참고로 이 영화는 19금인데, 감독이 이네스의 생일파티 신에서 보여주는 신이 꽤 신선하다. 통쾌하고 어딘가 신랄하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성공을 위해 스스로를 꾹 누르던 이네스는 비로소 자신을 내려놓고 관객과 소통한다.
영화 '토니 에드만'은 적잖게 명장면을 안고 있는데, 그 중 하나만 꼽으라면 산드라 휠러가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부르는 신을 택하겠다.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을 소화한 이 독일배우는 이 장면을 통해 묘하게 관객을 빨아들이며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완성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사진=그린나래미디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