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주요 공약에 대한 세부안과 정책 이행 의지를 확인하자는 움직임이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를 고집하는 한편 일부에서 불확실성을 근거로 차익을 실현했다는 진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5.20포인트(0.12%) 떨어진 2만812.2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11포인트(0.26%) 내린 2363.6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6.46포인트(0.62%) 하락한 5825.44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는 13일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 경신을 접고 후퇴했다. 하지만 월간 기준으로 뉴욕증시는 지난해 대선이 치러진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2월 한달 동안 다우존스 지수가 4.9% 뛰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3.7%와 3.8% 올랐다.
이날 밤 시장의 뜨거운 기대를 모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주식시장은 관망하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세금 인하부터 인프라 투자까지 기존의 발언과 흡사한 수위의 연설로는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밸류에이션 부담부터 국내외 리스크 요인을 대부분 외면할 만큼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관대한 움직임을 보였고, 구체적인 실행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얘기다.
웰스 파고 어드밴티지 펀드의 존 맨리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날 연설과 정책 이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부추겼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본주의자라기보다 포퓰리스트에 가깝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완만하게 하락한 가운데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섹터 가운데 유틸리티와 재량 소비재만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제프리 수트 최고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대결 양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매끄럽게 공조를 이뤄나갈 뜻을 내비칠 경우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애덤 새런 50 파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뉴스에 팔자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수정치가 1.9%로 집계, 종전 발표된 속보치 2.1%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20대 대도시 집값을 나타내는 S&P 코어로직/케이스 쉴러 지수는 연율 기준 5.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3%를 웃도는 수치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114.8을 기록해 200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동시에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11.0을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타겟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라 12% 이상 폭락했고, 월마트와 메이시스가 각각 1.25%와 1.06% 내리는 등 소매 관련 종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UBS가 목표주가를 151달러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0.05% 완만하게 올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 예산 확대 소식에 랠리했던 록히드 마틴은 1%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