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주 금융 보험 부동산 등 블루칩 집중 공략
[뉴스핌=백진규 기자] 올해 들어 홍콩 항생지수가 9% 가까이 상승하면서 중국 본토자금의 홍콩 남하가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 본토 상하이증시및 선전증시(A주)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AH주의 ‘본토 프리미엄’도 축소되는 추세다. 중국 증권사들은 홍콩의 금융 보험 등 블루칩을 유망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
지난 24일 기준, 중국 상하이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연초 대비 각각 4.8%, 2.6% 오르는 동안 항생지수는 8.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전세계적으로 증시 상승세가 확산된 가운데 홍콩 H주 역시 두드러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 올해 홍콩 자금유입 증가, H주 주가 쑥
전문가들은 H주 강세와 함께 중국 본토 보험자금 및 공모 사모펀드의 홍콩 유입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Wind에 따르면 지난 23일 홍콩증시에 투자 중인 중국 공모펀드는 모두 75개로 1년 전 25개에 비해 3배나 늘어났으며, 투자규모 역시 233억위안에서 581억위안으로 증가했다. 그 중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0%를 웃돌고 있다.
또한 중국 펀드업협회(基金業協會)는 지난 19일 기준 전체 3만3412개의 사모펀드 중 31.7%에 달하는 1만593개가 홍콩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발표했다.
후강퉁(상하이-홍콩 주식 교차거래), 선강퉁(선전-홍콩 주식 교차거래)에 따라 자금 유입 방향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후강퉁을 통한 남하 자금은 357억위안으로 북상 자금 120억위안보다 237억위안 더 많았다. 반면 선강퉁에서는 홍콩에서 선전으로 유입된 자금이 100억위안 더 많았다. 이는 2016년 12월 5일 개통된 선강퉁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전 주식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중국본토에서 홍콩증시로 유입된 자금 규모가 140억위안 가량 많은 상황이다.
남하 자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항생AH주 프리미엄지수도 축소됐다. AH주란 중국 본토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주식으로, 동일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차이가 발생(A주가 더비싼 현상)하며 그 차이를 AH프리미엄지수로 표시한다.
지난 2월 16일 AH프리미엄지수는 2년래 최저치인 116.9를 기록했고, 현재는 117.7수준이다. 이는 동일 종목의 A주 주가가 H주보다 17.7%가량 더 높다는 의미이다. 2월 들어 AH프리미엄지수 하락세가 가속화된 모습이다.
24일 기준 AH종목은 모두 94개로, 그 중 89개 종목의 A주 주가가 H주보다 높다. 그 중 뤄양유리(洛陽玻璃) 절강스바오(浙江世寶) 등 21개 종목은 A주 주가가 H주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푸야오유리(福耀玻璃), 화이차이둥리(淮柴動力), 하이뤄시멘트(海螺水泥), 중국핑안(中國平安), 닝후고속도로(寧滬高速) 5개 종목만 H주의 가격이 A주를 웃돌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 부동산 소비섹터의 AH프리미엄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최근 1개월간 남하자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중국인수(中国人寿), 텐센트(腾讯控股), 건설은행(建设银行), 공상은행(工商银行), 신화보험(新华保险) 순이었다.
◆ H주 금융, 은행, 부동산섹터 블루칩 유망
흥업증권은 보험 펀드 은행 등 기관성 자금을 중심으로 본토 자금이 추가적으로 홍콩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보험사들의 쥐파이(특정 지분을 대량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하는 전략) 행위를 규제하면서, 기관들이 홍콩의 저평가된 블루칩 보유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부동산 은행섹터를 눈여겨 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루이인증권(瑞銀證券) 역시 향후 보험 및 공모펀드 위주로 남하 자금이 늘어나면서 AH프리미엄지수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A주에 비해 H주가 저평가 돼 있는 것이 홍콩으로 자금 유입을 촉진시키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항생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12.4배 수준인데 비해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 PER는 28.1배에 달할 만큼 현재 본토 증시가 홍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 돼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