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 적절한 보고와 지시” 주장에
특검, 세월호 행적 막바지 수사력 집중
그러나 의혹 풀지 못한 채 수사 종료
[뉴스핌=이보람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던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기간 연장이 무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도 결국 밝혀지지 못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 탄핵법정에서 나온 증언과 박 대통령 측 주장으로 미뤄 짐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윤전추 행정관 등 박 대통령 보좌진들은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당일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의 증언은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머물며 상황보고를 받고 적절한 지시를 내렸다는 데 궤를 같이한다.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달 5일 탄핵 심판 제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 세월호 당일을 회고했다. 윤 행정관은 "대통령 호출로 세월호 당일 아침 8시30분 청와대 본관에서 관저로 들어가 함께 업무를 봤다"며 박 대통령을 대면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을 언제 알았냐는 질문에는 "(오전)10시께 알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급한 서류가 올라와 이를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고도 했다. 이는 김장수 당시 안보실장이 지난달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서 밝힌 세월호 서면 보고서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헌재에 제출한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준비서면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은 발견된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경 김장수 실장의 보고를 받고 유선으로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해당 통화기록은 제출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오전 중 안봉근 전 비서관을 만났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윤 행정관이 오전에 안 비서관의 관저 출입을 목격한 것이다. 또 "일반적으로 정오에 점심을 먹는 박 대통령의 점심이 평소보다 늦게 들어갔고 빈 그릇은 빨리 나왔다"는 발언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점심은 혼자였다.
오후 들어 박 대통령은 정호성 전 비서관을 대면했다. 전담 미용사 2명을 불러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도 받았다. 김장수 실장으로부터 전원구조됐다는 언론보도가 잘못됐다는 보고를 받기도 했다. 이 보고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전담 미용사를 청와대로 데려온 것은 윤전추 행정관이다. 윤 행정관은 "평소 미용사와 동행하는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날에는 상황이 급박해 자신밖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월 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머리 손질에는 언론에 알려진 바와 달리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평소에 30~40분 시간이 걸리지만 세월호 당일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행정관은 "머리를 손질한 후 민방위복을 직접 입혀드렸는데, 평소보다 머리가 조금 헝클어져 있어 놀랐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박 대통령은 당시 미용사에게 민방위복 차림에 맞게 평소보다 머리를 부스스하게 연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오후 5시 15분. 박 대통령은 부스스한 머리와 부은듯한 얼굴로 중대본에 나타났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며 상황을 전혀 모르는듯한 발언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의 정리가 덜된듯한 모습에 일각에서는 세월호 침몰 상황을 모를 정도로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성형시술 등이다.
윤 행정관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오전 내내 정상적으로 외출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또 미용사 외 관저에 출입한 사람이 없다고 단언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의 증언은 조금 달랐다. 정 비서관은 지난달 19일 7차 변론에서 "오후 2시 넘어 대통령을 대면했고 대통령은 매우 피곤해 보였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행적은 명쾌하지 않다.
남은 퍼즐을 맞출 수 있는 '키맨'으로는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을 대면한 안봉근 전 비서관과 이영선 행정관이 꼽힌다.
그러나 안 전 비서관은 수차례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 소환을 거부한 채 탄핵법정에 서지 않았다. 이 행정관 역시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이다.
결국 특검 수사기간 만료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