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체제작 원료의약품 수출 2500억..전년비 31.6%↑
생산설비 늘려 지속 성장..판매 대행사 이미지 불식
[뉴스핌=박예슬 기자] 지난해 ‘업계 1위’를 탈환한 유한양행이 자체 제조한 원료의약품 수출을 늘리며 글루벌 제약사의 판매 대행사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3208억원으로, 제약업계 1위에 올랐다. 이 중 19.1%인 2526억원은 원료의약품 수출로 올렸다. 전년 대비 31.6%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6%나 올라 눈길을 끌었는데 이 역시 원료의약품 매출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원료의약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0억원 가까이 올랐다”며 “원료의약품은 통상 연 단위로 주문하기 때문에 특히 이 시기에 매출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원료의약품 매출은 거의 대부분 수출(2464억원)이 차지한다. 유한양행은 현재 길리어드, 애브비 등 해외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에 원료의약품을 수출 중이다. 대표 제품은 B형·C형 간염치료제 및 에이즈치료제 등 항바이러스제다.
지금까지 유한양행은 업계최상위권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의약품을 ‘판매 대행’해서 얻은 매출에 크게 의존한다는 오명을 벗지 못해 왔다.
여전히 전체적으로 볼 때 도입품목의 매출비중이 높은 편이나 원료의약품 사업부가 자체 제조한 제품으로 판매를 전개하고 있어 이러한 인식을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한양행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자회사 유한화학의 생산 품목 중 에이즈치료제, C형간염치료제, 항생제 등 오리지널 제품이 96%(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고마진 사업으로서 수익성이 좋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 종근당의 경보제약 등 여러 경쟁사들도 원료의약품 사업을 전개하며 얻은 수익으로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얻고 있다.
올해 전망도 밝다. 특히 미국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트럼프케어' 수혜를 받을 주요 업체로 언급되기도 한다.
의약품 가격인하를 유도해 시장 경쟁 강화를 골자로 하는 트럼프케어는 미국 직접 수출이 가능한 국제기준 'cGMP' 인증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에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유한화학 역시 cGMP 인증을 받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원료 수출은 100% 자회사인 유한화학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유한화학은 생산 설비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시점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연구원은 올해 유한양행이 원료의약품 수출로 전년보다 19%가량 더 늘어난 29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