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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배상희 기자] 1~2월 두 달에 걸쳐 치러지고 있는 중국 지방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각 지방 정부가 제출한 '공작(업무)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작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은 올해 정책 추진에 있어 주민소득과 의료복지등 민생 개선에 역점을 둘 전망이다.
지방양회는 새해 발전 계획과 정책 목표를 검토하는 지역별 회의로, 올해 3월 3일부터 치러지는 전국양회에서 논의될 핵심 안건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전체 31개성(省)∙시∙자치구 중에서 2월 14일 마지막 주자로 인민대표대회를 개최하는 하이난(海南)을 제외한 중국 30개 지방정부가 모두 2017년 공작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지방정부들은 보고서를 통해 올 한해의 경제성장률과 투자 목표치를 설정하고, 거주∙소득∙의료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민생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 거시경제 로드맵, 성장∙투자 하향조정
대다수의 중국 지방정부는 2017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소폭 하향조정했다. 평균적으로 전체 조정폭은 0.1~0.2%포인트 정도다.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장쑤(江蘇), 저장(浙江), 허난(河南),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산둥(山東),산시(山西), 광둥(廣東), 광시(廣西) 등 지역은 모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 중 톈진과 후베이는 가장 높은 1%포인트로, 기타 지역은 0.5% 포인트 이하 정도로 목표치를 낮췄다. 반면,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랴노닝(遼寧), 지린(吉林), 쓰촨(四川), 닝샤(寧夏) 지역은 GDP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기타 지역은 전년과 동일한 성장 목표치를 제시했다.
지방 정부 대부분은 올해 경제가 여전히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2분기에 경제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지 여부가 올해 성장 목표치 달성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공개된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수출입지표 등이 올해 중국 경제의 완만한 출발을 알린다고 해석했다.
올해의 투자 전망과 관련해, 자료를 공개한 19개성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9개 정부는 고정자산투자 목표치를 하향조정했다. 톈진, 충칭(重慶), 장쑤, 후난, 허난, 허베이(河北), 푸젠(福建), 장시(江西), 광시 등은 고정자산투자 목표치를 1~3% 낮췄다. 반면, 안후이(安徽), 신장(新疆), 랴오닝 지역은 투자 목표치를 높였다. 특히, 신장 지역은 올해 투자 목표치를 지난해 12%에서 50% 이상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랴오닝은 6%에서 12%로 높였다.
중국 경제성장률 견인의 핵심 분야인 부동산 투자는 전년과 비교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1~2선, 기타 도시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각각 11.7%, 41.0%, 47.3% 정도였다. 지방정부들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부동산 투자가 예상밖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지난해 발효된 부동산 규제책이 아직까지 그렇다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향후 일부 지역에서 토지공급을 늘리게 될 경우 규제책과 맞물려 1~2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가 하락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당분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하락세로 돌아서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 거주∙소득∙의료 3대 핵심 민생정책 방향 제시
30개 지방 정부들이 제출한 공작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다수 지방 정부는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주민의 거주보장, 퇴직연금 및 임금 상향조정을 통한 소득안정, 의료양로 서비스질 확대 등의 3가지 정책 방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부동산 관련 정책은 중국정부의 최대 관심 사안으로 주목 받았다. 중국 중앙정부가 지난해 12월 중국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를 통해 ‘부동산은 투기용이 아닌 거주용’이라는 슬로건의 2017년 부동산 정책 방향을 공개한 가운데, 지방정부 또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부동산 정책 방향을 적극 반영했다.
허베이(河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 장시(江西), 산둥(山東),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윈난(雲南), 칭하이(青海) 등의 정부는 판자촌 개조를 위한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보장성주택 건설을 확대하는 방안 또한 다수 정부에 의해 거론됐다. ‘중국판 보금자리 주택’으로 불리는 보장성주택은 중국 정부가 대량 공급을 추진 중인 저가 임대주택을 가리킨다.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상하이(上海), 신장(新疆) 지역 정부는 판자촌 개조 외에 보장성주택 공급 확대 목표를 제시했다. 베이징의 경우 보장성주택 5만채 추가 건설, 6만채 완공, 판자촌 3만6000가구 개조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다수의 지방정부들은 기업과 기관사업단위 퇴직자에게 제공하는 양로금(일종의 국민연금)과 임금의 상향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일부 지방 기업은 이미 퇴직자들의 양로금을 상향조정을 결정한 상태나, 조정폭은 아직까지 확정하지 않았다.
네이멍구(內蒙古), 랴오닝, 상하이(上海), 구이저우(貴州) 등 지역 정부는 공작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양로금의 상향조정 방침을 공개했다. 또 허베이, 후베이, 윈난, 칭하이, 닝샤(寧夏) 등 지역은 도시와 농촌 주민들의 기본 양로금 수준을 높이고, 기업과 기관사업단위 개혁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높여 소득안정에 힘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의료와 양로 서비스 결합과 양로원 서비스 제고 목표도 제시됐다. 베이징의 경우 사회화양로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의 양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200개의 사회 양로 서비스센터 구축 등의 구체적 계획도 마련했다. 상하이의 경우 양로서비스 공급을 늘리고 50개 노년층 보호 기관 증설, 80개 노년층 데일리 서비스 센터 등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다수의 지방정부가 3의(三醫,의료∙의료보장∙의약)로 표현되는 3대 의료서비스를 연동시키고, 전면적인 공립병원 개혁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저장(浙江)성은 의료위생개혁을 심화하고 ‘칸빙난 칸빙구이(看病難, 看病貴, 진료받기가 어렵고 비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광둥(廣東)성은 전면적인 도시 공립병원 개혁을 통해 의료 시스템의 현대화에 주력하고, 의약품 공급보장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