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번듯한 직장이 없는 철부지 장남 성호(정만식), 잘난 체해도 결국 흙수저인 둘째 수경(이용원), 끼도 없으면서 쓸데없이 예쁜 셋째 주미(이솜), 달라도 너무 다른 오 씨 남매에게 어느 날 갑자기 막둥이 오낙(정준원)이 나타난다. 성호의 계략으로 낙이를 떠맡게 된 수경은 짐인 줄 알았던 낙이가 사상 최대 특종 사건의 희망임을 깨닫게 되고 낙이와 함께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영화 ‘그래, 가족’은 남보다 못한 관계의 가족이 서로의 진심을 깨닫는 가족 관계 회복 드라마다. 그간 수없이 접한 뻔한 전개다. 하지만 ‘그래, 가족’에는 분명한 차별점이 존재한다.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룬 작품의 단골인 ‘감정 과잉’이 없다는 것. 즉 신파가 없다. 애초 신파를 멀리하고자 마음먹은 마대윤 감독은 최대한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덕분에 “내가 힘들 때 결국 곁을 지켜 줄 내 편은 가족”이라는 감정적 메시지 역시 담담하게 전달된다.
눈물짓게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감대 형성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따뜻함을 걷어내니 오히려 현실감이 짙어졌다. 있는 그대로 그려낸 스크린 속 오 씨 남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가족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경제적 여유와 상관없이 가족을 짐으로 느끼는 이들의 개인주인적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는 형제와 닮았다. 전형적이지만, 관객을 이야기에 붙잡아 놓는 ‘그래, 가족’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물론 모든 작품이 그러하듯 단점도 존재한다. 설득력을 잃게 되는 갑작스럽고 엉뚱한 전개, 그에 따른 감정의 개연성 부족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런 마이너스 요인들은 배우들의 열연이 충분히 채운다. 정만식, 이요원, 이솜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각기 다른 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감동은 물론, 유머까지 챙긴 막내 오낙 역의 정준원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월트디즈니가 처음 배급한 한국 영화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유)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