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 국채 순매입액 11조2000억엔
[뉴스핌=황세원 기자]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 자리를 일본에 내준 중국이 일본 국채 최다보유국에 등극했다. 지난해 중국은 11년이래 최대 규모의 일본 국채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 투자자의 일본 국채 순매입액은 11조2000억엔(약 113조4800억원)으로 2005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 중국은 글로벌 일본 국채 최다보유국 자리에 올라섰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이 중 중국의 일본 단기물 국채 순매입액 규모는 7조2500억엔(약 73조5000억원), 중장기물 규모는 3조9500억엔(약 40조230억원)이다.
일본 국채 수익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이 증가한 이유는 리스크 방어 차원에서 투자매력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래 일본 국채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중국 유력 금융데이터기관인 퉁화순(同花順)에 따르면 2월 9일 기준, 일본 1년물과 2년물 국채수익률은 -0.284%, -0.209%를 기록했고 5년물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각각 -0.094%, 0.086%를 기록했다. 사실상 1만엔 규모의 1년물 일본국채를 매입할 경우, 만기 도래시 오히려 28.4엔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차선책 차원에서 일본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탄야링(譚雅玲) 중국 외환투자연구원 원장은 중국 유력매체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해 상당수 달러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금리차를 이용한 손실 최소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은행간 단기자금시장에서 달러를 빌려주고 엔화를 차입한 후 3개월 만기 일본국채를 매입할 경우 고수익은 아니더라도 차익거래 통한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퉁화순(同花順)에 따르면 3개월 엔라이보와 달러라이보는 각각 0.0103%, 1.034%으로 금리차가 존재한다.
일본의 통화완화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엔화표시국채 수요를 촉진하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마이너스수익률 채권이라 하더라도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환차익이 발생해 투자대상으로서 매력이 부각된다.
세계경제 향방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국채만한 대안책이 없다는 점도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이 증가한 주요인 중 하나다.
통상적으로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이미 금리인상 기조가 확실해진 미국의 채권은 당분간 투자매력 상실이 불가피하다. 신흥국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통화변동성 확대 및 자금유출 등의 리스크 발생 우려가 크다. 아직까지는 신흥국 물가가 안정적인 구간에 있다고는 하나, 향후 달러강세로 수입품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 전망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된다. 이 경우 기대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현지 업계에서는 사실상 일본 국채만한 투자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탄야링(譚雅玲) 중국 외환투자연구원 원장은 중국 유력 매체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유럽의 정치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국채는 중국의 최선의 대안책으로 부상했다”며 “지난 1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동결하는 등 현행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중국의 일본국채 매입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과거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던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며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 확대는 보유자산 다각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