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20% "직원 재교육 안 해"…인력난에 비용부담까지 겹쳐
[뉴스핌=한태희 기자] 통신용 트랜지스터 제조사인 RFHIC는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무선주파수(RF) 증폭기 부문에선 국내 1위다. 지난해 수출액은 2015년보다 58% 가량 늘었다.
회사는 성장 중이지만 조덕수 대표에겐 고민이 있다. 회사가 더 크려면 직원들의 역량도 성장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 급변하는 기술 변화에 맞춰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느라 임직원 재교육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최근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을 만난 조 대표는 "극한 상황에서 기술 개발에만 쫓아가다보니 직원들 기본 소양 교육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10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임직원 재교육 여건은 열악하다. 고학력자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될 성 부른 인재'를 데려와 키워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2016년 중소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내 중소기업 5개 중 1곳은 직원 재교육을 안 한다. 재교육을 하는 곳도 대부분 자체적(74%)으로 해결한다.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
단순 서비스 제공이나 조립과 같은 업종 특성상 재교육이 불필요한 곳도 있지만 업무 공백(14.2%)과 예산 부족(7.2%)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 직원 재교육을 포기한다.
통신장비를 만드는 K사 관계자는 "직원 해외 연수나 대학원 학비 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체계적인 OJT(직무 훈련)가 필요한 데 아직 부족하다"며 "도서비 지원 등으로 (임직원 재교육을)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기관에 위탁하려고 해도 비용이 드니 선뜻 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이 원하는 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다. 공개 강좌 등 중소기업 이용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늘려달라는 요청이다. 조덕수 대표는 "업무에 필요한 전문 교육은 기업이 하지만 정부가 소양 교육을 하는 자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온라인 강좌 확대로 중소기업 갈증을 풀어준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연수원은 이달 온라인 공개 강좌 개념인 중소기업 전용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를 오픈한다. 회계 지식이 필요한 중소기업 직원은 무크에서 무료로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주영섭 청장은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재 교육은 온라인 공개 강좌 무크로 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강좌를 지방중소기업청에 요청하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