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로 주력 사업 신성장 동력 확보 ‘집중’
투자 17조, 채용 8200명 등 내수 활성화 도모
[뉴스핌=정광연 기자]SK그룹이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한 대형 ‘빅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위한 투자와 함께 독자적인 지배구조 확립까지 추진하는 모습이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채용을 결정,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주력 사업 키우고 성장 동력 강화
9일 기준, SK그룹이 올해 확정 또는 추진 중인 빅딜은 총 다섯건이다.
우선 지난 1월 SK(주)가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다우케미컬 에틸렌아크릴산 사업을 3억7000만달러(4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주)가 중국 3위 소 전문 축산업체 커얼친우업의 지분 27% 인수(약 800억원)를 검토중이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50% 인수를 위해 1조5000억~2조원의 실탄을 준비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사업 지분 매각 입찰에 3조원 이상을 배팅했다.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
새해를 맞아 숨가쁘게 진행중인 SK그룹의 ‘선택과 집중’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SK하이닉스를 중심에 둔 ‘반도체 굴기’가 눈에 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각 8.5%, 38.6% 줄어든 매출 17조1980억원, 영업이익 3조2767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에는 분기 최대 매출인 2조357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55.3% 증가한 1조5361억원으로 5분기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역시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수요 강세와 가격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의 고공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1%인 SK하이닉스가 19%인 도시바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1위인 삼성전자(43%)를 단숨에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려되는 셈이다.
상생 중심의 지배구조도 관심사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라는 3대 축을 강화하는 한편, 지분 관계가 없어도 SK브랜드를 사용하면 상생이 가능한 ‘느슨한 연대’도 추진중이다.
◆고통 분담 초점 맞춘 통큰 투자
대대적인 투자와 채용도 눈에 띈다.
SK그룹은 올해 1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투자총액 14조원보다 20% 늘어난 규모다. 특히 이중 11조원을 국내 시설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고용창출과 관련 기업들의 연쇄 ‘호황’에 따른 국내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미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신규 건설을 시작했으며 그룹 차원에서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4조9000억원을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에 투입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대 3조원, SK텔레콤은 향후 3년 11조원을 투자한다. SK그룹의 3대 축인 에너지‧화학,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모두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셈이다.
특히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졸신입 2100명을 포함해 경력사원 등 총 8200명 채용을 결정한 부분은 극도로 채용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9.8%를 기록한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파장으로 10대 그룹 중 절반 이상이 신입사원 채용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그룹의 통큰 채용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대기업이 죄인 취급을 받는 상황에서는 채용은 물론, 투자를 늘리는 결정도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결정을 해도 왜곡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국가 경제 전체를 위해서라도 SK그룹의 선택이 극단으로 치닫은 반기업정서를 누끄러뜨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