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 측은 8일 오후 "내일(9일) 조사 준비를 마쳤지만, 대면조사를 취소한다"라며 "특검에 대한 신뢰가 없다"라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코 앞에 뒀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의 반발에 부딪히며 궁지에 몰리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영수 특별검사 <사진=뉴시스/뉴스핌> |
지난 7일 일부 매체를 통해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오는 9일 청와대 위민관에서 진행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특검팀이 비밀을 지키지 못했다며 항의했다. 급기야 공식입장을 통해 대면조사를 취소하겠다면서 역습을 펼쳤다.
이에 대해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8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 곧 입장 충분히 정리해서, 부당성 포함해서 밝히겠다"며 "기본방침은 변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의 유감 표명에 대해 이날 중으로 공식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가능성 역시 안갯속이다. 청와대가 비밀·보안상의 이유로 "임의제출 방식 외의 어떠한 형태로도 응할 수 없다"며 압수수색을 거부한 데에, 특검은 "임의제출 방식에는 응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지만 아직까지 달리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에 증인 17명을 신청해 이중 8명이 추가 채택되면서 헌재의 재판일정은 22일까지 늘어났다. 이로써 2월 중 탄핵선고가 물 건너가게 됨에 따라, 오는 28일 1차 수사 기한을 맞이하는 특검 역시 박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렇듯 특검은 박 대통령 측의 대면조사 취소,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무더기 증인신청 등 '시간끌기' 역습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해 수사 한번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씁쓸히 퇴장하는 '용두사미(龍頭蛇尾)' 특검에 그칠 위기에 처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