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확대 이행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주가 발목을 잡았다.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주요 지수는 상승 폭을 크게 낮추며 거래를 마감했다.
정책 및 정치권 리스크게 대한 경계감이 양호한 4분기 기업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 탄력을 희석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7.87포인트(0.19%) 오른 2만90.2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0.52포인트(0.02%) 소폭 상승하며 2293.08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0.67포인트(0.19%) 오른 5674.22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장 초반 세 자릿수의 랠리를 펼치며 강한 탄력을 과시했지만 주가 버팀목을 찾지 못한 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국제 유가가 1.6% 가량 떨어진 데 따라 에너지 섹터가 하락 압박을 받았고, 마이클 코어스를 포함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한 종목이 가파르게 밀렸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모든 증시 재료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주가를 추가로 밀어 올릴 만한 동력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배런 카바노프 보야 파이낸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4분기 기업 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국내외 다수의 불확실성에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둔 기업이 6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경우 기업 실적과 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최근 투자은행(IB) 업계는 공약 이행이 크게 더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180도 달라진 친기업적 워싱턴에 대한 기대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하지만 이는 과거 16년간 지속된 정책 기조의 반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무역적자 규모는 전월에 비해 3.2% 줄어든 44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50억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에서는 비둘기파 목소리가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금리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미국 경제가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연준은 물가 판단에 오류가 있을 경우 저인플레보다 고인플레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24%를 기록했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난달 연준 회의 이후 하락, 최근 9%로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패션 유통 업체 마이클 코어스가 실적 부진을 악재로 11% 가까이 급락했고,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5% 가까이 내렸다.
유가 하락으로 셰브런이 1.4% 떨어졌고, 보잉은 1.5% 상승하며 다우존스 지수에 버팀목을 제공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