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화 노선…지지율 상승 견인
대연정 핵심 이슈로 협치 가능한 안정적 이미지 부각
[뉴스핌=조세훈 기자] 안희정 바람이 거세다. 설 연휴 직후 바람의 규모를 키워 중원(충청+중도)의 태풍으로 성장했다. 대연정 이슈를 선점해 강고한 문재인 대세론을 꺾을 수 있을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중원의 태풍으로 성장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세론을 형성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가파르게 추격하고 있다. 고(故) 신영복 선생 1주기를 맞은 1월 15일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미가엘성당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문재인(오른쪽)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6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지지율은 10% 중반대에 안착했다. 안 지사는 KBS·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 14.2%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29.8%)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11.2%)는 3위에 그쳤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도 안 지사(14.1%)는 문 전 대표(30.2%)를 빠르게 추격했다. 같은 기관의 지난해 12월28~29일 조사(3.3%)에 비해 4배 이상 오른 수치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중도화의 길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도층과 보수층은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나 이재명 성남시장과 차별화된 안 지사의 모습에 이들이 호감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안 지사는 야권이 추구하는 보편적 복지와 달리 선별적 복지를 추구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기본소득 정책엔 "공짜밥을 주는 복지는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안 지사는 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정부의 결정을 뒤집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정책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전략을 지속가능한 발전 철학으로 계승하겠다"며 보수층 민심 달래기 행보를 지속했다.
안 지사측은 대연정을 핵심 이슈로 제기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안 지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떠한 선거공학적 접근도 고려된 게 없는 저의 소신”이라며 야권에서 제기되는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집권 후 바른정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넸다. 협치를 통해 안정을 바라는 보수층의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의 '산토끼 전략'은 일단 유효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의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반 전 총장을 지지한 충청권과 중도층 유권자가 상당수 안 지사 지지로 선회했다. 안 지사는 한겨레·리서치플러스의 3~4일 조사에서, 바른정당 지지층에서 20.8%를 기록해 문재인 전 대표(4.7%)를 4배 이상 따돌렸다. 보수층이 많은 60세 이상에서는 10.8%로 문 전 대표(9.8%)를 앞섰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6일 도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셀카를 함께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중도화의 길이 경선의 벽을 넘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도, 보수층을 흡수하겠다고 ‘이념의 장막’을 낮게 치면 정체성의 모호함으로 '반반정치'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높게 치면 진영 내 지지율이 높은 문 전 대표를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새롭게 유입된 중도층의 민심이 표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윤태곤 실장은 “경선은 유권자 본인이 등록을 해서 표를 던져야 한다”며 “안 지사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밖에 있는 사람들 때문인데 이들이 표를 찍도록 유인하는 게 승리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개혁을 바라는 야권 지지층을 설득하는 동시에 중도, 보수층을 당내 경선 투표장으로 견인하는 과정이 안 지사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