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허 사장, 화학에 올인 vs LG화학 박 부회장, 바이오·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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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방글 기자]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인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각각 다른 경영 방식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해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한 2조5478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조원2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었다.
LG화학 역시 지난해 1조9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최근 5년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20조6593억원으로 롯데케미칼보다 53% 많았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LG화학의 신사업 분야가 부진해 영업이익 규모에서 차이가 났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여수공장을 방문했다. <사진=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을 이끄는 허수영 사장과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박진수 부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로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유명한 친구 사이다. 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화학과 함께한 세월도 비슷하다. 허 사장은 1976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2012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박 부회장은 1977년 LG화학에 입사해 올해로 40년째 LG화학과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스타일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롯데케미칼 허 사장은 정통화학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운 반면 LG화학 박 부회장은 사업다각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실적이 갈린 것도 이 같은 차이점에 기인한다. 지난해에는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화학 시황이 좋았다. 원료 가격이 낮아진 반면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제품 가격은 높아져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화학제품에 초점을 맞췄던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다.
LG화학도 기초소재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2조1387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전지 부문이 493억원의 적자를 냈고, 정보전자소재와 팜한농도 각각 550억원,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허 사장과 박 부회장은 인수합병(M&A) 대상에서도 경영스타일에 차이를 보인다.
롯데는 지난해 3조원을 들여 삼성의 화학사(삼성SDI 화학사업,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원료 수직계열화를 구축,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반면 박 부회장은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그린 바이오를 꼽고, 4200억원에 팜한농을 인수했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업황을 타지 않고 꾸준히 실적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는 목적이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과 LG화학 실적 그래프. <사진=LG화학> |
올해도 두 사람의 경영방식은 다른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허 사장은 올해 성장동력으로 31억달러(3조5000억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미국 ECC(에탄분해시설) 사업을 꼽았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에 증설 중인 롯데타이탄 NC(나프타 분해) 공장과 여수 합성고무사업도 포함했다.
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바이오 사업부문을 강조했다. 그는 “그린‧레드 바이오 사업은 핵심 제품 경쟁력 강화와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에너지와 물,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신규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규모 탄소나노튜브 공장을 지으면서 4차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업계는 올해도 허 사장은 화학 한우물을 파는 데 집중하고 박 부회장은 화학과 바이오·전기차 배터리 등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