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뛰드하우스, 해외진출 10년만에 중동까지 발 넓혀
중동시장, 색조 화장품 시장 비중 높아 성공 가능성
[뉴스핌=이에라 기자] "중동은 중산층 증가와 함께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지난 2015년 9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창립 70주년 간담회에서 꺼낸 얘기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시안 뷰티에 대해 열망이 높아지고 있는 중동에 아모레퍼시픽 5대브랜드를 정착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서 회장이 선언한 중동 도전은 1년여만에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하반기 중동의 심장부인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연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아모레퍼시픽 중동법인'을 설립했으며, 5명 정도의 인력이 오픈을 준비중이다.
에뛰드하우스는 색조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로 중화권은 물론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있다. 올해는 에뛰드하우스가 첫 해외진출에 나선지 10년이 되는 해다.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말까지 총 239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매장수가 100여개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지역이 117개다.
중동 시장 1호 매장 타이틀을 에뛰드하우스가 달수 있었던 점은 중동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에 온 화장품 시장의 차별성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몇년전부터 '혜초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시장에 대한 학습, 사업성을 검토해왔다.
2014년부터는 중동 시장에 직원을 파견, 시장 현황과 현지 조사에 나섰고 해외진출 타당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 여성들은 대체로 두껍고 진한 색조 화장을 선호해왔다. 덥고 습한 기후지만, 화장이 뜨지 않고 유지되는 짙은 메이크업을 하는데 공을 들인다. 특히 이슬람의 경우 옷차림에 제약이 많아 진한 눈화장 등 포인트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것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프리카를 포함한 중동지역(MEA)의 뷰티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 중동만 떼놓고 보면 연 평균 15%의 성장세가 5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리 3%대 성장이 예상되는 것보다도 5배나 높다. 특히 중동에서는 향수나 색조 메이크업 제품이 특히 잘 팔린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화장품은 향수였고, 헤어제품이나 스킨케어, 색조 메이크업 순이었다. 5년 후에는 색조메이크업 판매량이 스킨이나 로션 등 스킨케어 제품 비중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다.
에뛰드하우스 중동 1호점이 생기는 두바이는 전세계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돈을 쓰는 곳 중 하나다. 세계방문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두바이에서 이틀 이상 머문 외국인 1527만명이 약 313억 달러(37조원)을 사용,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외국인 관광객 1명이 평균 200만원 넘는 돈을 화장품 을 포함한 쇼핑 등에 쓴 셈이다.
두바이에 10년 가까이 거주한 30대 초반의 한인 여성은 "중동 여성들은 스모키 화장같은 진한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편이라 번화가의 화장품 매장에는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면서도 "대형 쇼핑몰에 가면 디올이나 샤넬 매장에서 색조 화장품을 사는 중동여성들이 꽤 많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색조 화장이 잘 발달되어 있고, 판매되는 제품도 많다보니 현지인 뿐만 아니라 주변 관광객이나 유럽인들까지도 항상 화장품 매장에 많다"면서 "가격이나 브랜드 보다는 더위에도 지워지지 않는 발색력이 좋은 색조 화장품들이 인기가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시장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4070억원,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23% 뛰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매출이 29%나 급증, 3762억원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두바이에 에뛰드가 첫 중동 매장을 연뒤, 향후 쿠웨이트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