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에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연일 하락했던 뉴욕증시는 워싱턴에 수십만 인파가 몰려든 가운데 완만하게 상승했다.
짧은 취임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고, 투자자들은 새 정부의 경기 부양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4.85포인트(0.48%) 오른 1만9827.2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7.62포인트(0.34%) 상승하며 2271.3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25포인트(0.28%) 오른 5555.33에 거래됐다.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주춤하면서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 했던 투자자들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통령 공식 취임 행사에 시선을 집중했다.
트럼프 신임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을 훔쳐 가고 우리 상품을 만들어내는 다른 국가들로부터 미국의 국경을 지킬 것”이라며 “보호주의가 대단한 번영과 힘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용 창출과 인프라 투자 등 주요 공약에 대한 이행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미국인의 번영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강한 투지를 드러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포퓰리즘의 색깔이 대단히 강한 연설이었다”며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열광할 발언들이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포퓰리즘과 보호주의가 접목될 때 발생하는 경제적인 역풍이 상당하다”며 “뿐만 아니라 워싱턴이 변화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 슈왑 트레이딩 부대표는 “앞으로 100일간이 매우 중요하다”며 “새 정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상당히 높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한계 수위까지 치솟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러화는 완만하게 떨어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가운데 이날 달러 인덱스는 0.3% 하락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좁은 박스권에 갇힌 채 움직임이 미미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 외환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달러화 향방은 통화 정책 탈동조화의 강도와 유럽 및 이머징마켓의 정치 리스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장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팀이 제시한 3~4%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월가 투자은행(IB)의 공통된 의견이다.
종목별로는 제너럴 일렉트릭이 4분기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매출을 달성한 가운데 2.4% 하락했고, 프록터 앤 갬블(P&G)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힘입어3% 이상 랠리했다.
이 밖에 머크와 IBM이 각각 3.6%와 2.3% 오르며 다우존스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