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주장한 트럼프 취임에 긴장…대미 수출 비중 12%
[뉴스핌=한태희 기자] 통신장비 부품을 만드는 K사의 대표는 미국에서 한달 넘게 체류 중이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직 귀국하지 않았다. 현지 법인만 둘러보고 올 생각이었지만 출장이 길어지고 있다. K사 대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본 후 귀국할 예정이다.
20일 국내 국내 중소·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수출 기업 대표들이 연초부터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를 입었던 자동차·디스플레이·반도체 기업들의 대표들이 분주하다.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만들어 수출하는 J사 대표도 지난해 말 미국에 다녀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본 후 해외 출장 일정을 잡았다"며 "대표님이 현지 파트너사를 만나고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이 미국 출장을 떠나는 건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 체계를 다지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수출 환경이 급격히 변할 것으로 예상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한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트럼프가 FTA 재협상 등을 말하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출했다"며 "반덤핑 등 통상 마찰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 미국은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중소·중견기업 수출 가운데 대미 수출 비중은 약 12%다. 하지만 이 수추가 올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전망한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방향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무역환경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사진=AP/뉴시스> |
이에 중소·중견기업계에선 정부가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21일 새벽 2시(미국 현지시간 20일 정오) 취임식을 갖고 미국 45대 대통령 업무를 시작한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