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방안 中 '발행어음' 가장 기대 커
NH·하나금투·KTB·교보 등 대체투자 확대
KB증권, 기존 강점인 ECM·DCM 바탕으로 CIB 강화
[뉴스핌=우수연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정부의 '초대형IB 육성 방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가운데 올해는 IB부문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증시는 활력이 떨어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입도 줄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 평가 이익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IB부문은 증권사 주요 수익원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20일 뉴스핌은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대상으로 '2017년 경영전략' 설문을 진행한 결과, 14인의 CEO들은 올해 변경되는 자본시장 제도 중 '초대형IB 육성방안(57%)'에 가장 큰 관심을 드러냈다.
'초대형IB 육성 방안' 중에선 발행어음 업무(50%)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일반 외국환 업무(17%), 레버리지 규제 적용 제외(17%), 종합금융투자계좌(8%), 신용공여한도증액(8%) 순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한해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키로 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되, 해당 자금을 기업금융에 최소 50% 이상 활용해야 한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증권사에 발행어음이 허용되면서 기업 신용공여 확대 등 자기자본을 활용한 IB비즈니스로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도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새로운 발행어음 사업은 결국 수신자금의 운용 역량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인 한국투자증권 IB역량을 십분 발휘해 운용 성과를 제고하고, 성과를 고객과 함께 나누는 차원에서 최고 경쟁력 있는 금리(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대체투자 부문의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KTB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대체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SOC, 에너지 관련 투자 뿐만 아니라 항공기, 선박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대체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부동산 PF 시장에 대해선 올해부터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부동산 PF는 은행들의 일부 한도 축소로 부분적인 사업 진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체투자 시장에서 중심이되는 부동산 부문은 안정적인 사업장 위주로 선별적인 PF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도 "부동산 규제강화 등으로 (PF) 시장의 위축이 예상된다"며 "실물자산이나 신기술사업금융업 등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해 수익원을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병을 마무리한 KB증권은 IB분야에서도 은행과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일반적인 ECM·DCM 뿐만아니라 기업의 초기단계인 중소기업(SME)부터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은 "기존 KB증권이 강점을 보이는 ECM·DCM의 수익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중견·중소기업 성장단계별 맞춤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SME 금융본부를 설치했다"며 "은행과 증권의 협업 아래 CIB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한 'CIB 복합점포'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자산관리(WM) 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제시한 삼성증권은 IB부문도 WM부문과의 시너지를 고려하며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부동산을 포함한 다양한 실물자산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WM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범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은 중국계 특화 증권사라는 장점을 살려 다양한 크로스보더(Cross-Border) IB딜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몇년간 부동산 PF나 구조화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외 IB사업으로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