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시스템 구축... 최적의 자본활용도 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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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동 기자] 교보생명이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에 맞춘 시스템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0여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50여명의 컨설팅업체 전문가를 동원한다. 총비용도 1000억원에 달한다.
새 시스템은 현재 회계관리시스템과 IFRS17를 동시에 적용하도록 개발되며, 향후 변경될 회계기준에 대응해 자본활용도를 높이는 게 목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IFRS17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IFRS17의 골자는 현재 원가평가하고 있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재평가하는 것이다. 이 경우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약 50조원 가량의 보험부채가 추가로 발생한다. 교보생명도 많게는 10조원에 달하는 보험부채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IFRS17이 적용되면 현재와 달리 보험회계상 부채는 초기에 잡히고 수익은 천천히 계상된다. 요컨대 부채는 대폭 증가하는 반면, 수익은 급감하는 것.
특히 교보생명 등 대형사는 보유계약 수백만건에 대한 현금흐름과 미래가치를 산출해야 한다. 여기에 개선한 감독회계(신지급여력비율), 보험CFP(Cash Flow Pricing) 및 전사적지원관리(ERP)까지 처음부터 계산해야 한다.
이처럼 회계기준이 송두리째 변경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새로운 회계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시스템 구축에만 1000억원 내외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교보생명이 타사 보다 서둘러 IFRS17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는 신창재 회장의 오너십 덕분이라는게 보험업계의 평가다. IFRS17은 오는 2021년 시행되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시스템을 구축해 최적의 자본활용도를 산출하는 게 회사 운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교보생명 고위 관계자는 “이미 IFRS17 기준서의 초안은 확정되었다. 시스템 초안은 구축할 수 있다”며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아직 기준서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을 미룬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올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후 내년부터 현재 시스템과 함께 가동하며 최적의 자본활용도를 산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FRS17 기준서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다”며 “IFRS17 도입 관련 필드테스트 등은 진행했지만 아직 시스템 구축은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기준서가 나오지 않았는데 IFRS17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시험범위가 확정도 되지 않았는데 시험을 치루는 것과 같다”며 “지금부터 시스템을 구축하면, 관련 비용만 낭비하는 것이 되는 셈”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한화생명의 시스템 구축이 상대적으로 늦은 것은 전문경영인 체계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한국계리학회 한 관계자는 “대형사일수록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삼성·한화생명은 보유계약이 더 많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도 교보생명보다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될 것”이라며 “이런 막대한 비용 지출을 선지출 하고 싶은 전문 경영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태국 금융감독원 보험국장은 “이미 IFRS17 내용은 확정되어 있으며 내용 자체가 바뀔 확률은 거의 없다”며 “IFRS17 시스템 구축 시기는 각사 상황에 따라서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 국장은 “어차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 먼저 구축해 2021년 시행 이전에 시범운행을 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