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가격인상 도미노..계란 한판에 1만원 초읽기
식당 10곳 중 5곳서 소주 5000원..외식가격도 오를듯
[뉴스핌=전지현 기자] 연초부터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빵, 라면, 술 등 각종 식품가격이 무더기로 오른데 이어 새해 들어서는 계란과 참치캔, 과자까지 가세하며 가계부담을 키우고 있다. 설상가상 농수산품 물가 상승으로 외식물가도 줄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상승한 품목들이 수두룩했다. 우선, AI 여파로 계란(30개)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지난해 5591원에서 9543원으로 70.7% 치솟았다.
유통업계는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수입산 계란을 들어오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면서도, AI가 장기화될 경우 계란 한판에 1만원이 넘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당근 1Kg 가격(전국 평균 소비자 판매가)은 5851원으로 지난해 2452원보다 무려 138.6% 상승했다. 무 1개는 2892원으로 1년 사이 1613원(126.1%) 올랐다. 양배추(1포기) 121.5%, 배추(1포기) 88.8%, 감자 28%, 파 10.2%, 오이 8.9%, 마늘 4.3%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수·축산 품목 값도 고공행진중이다. 갈치 1마리는 1만320원으로 작년보다 4180원 올랐고, 건멸치(100g)는 2518원에 가격을 형성하며 1년새 18.8% 상승했다. 한우 갈비(100g)과 한우 등심(100g)의 가격은 각각 5186원과 7960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8%와 2.6% 올랐다.
맥주와 소주는 지난해 주류업체들이 제품 출고 가격을 인상한데 더해 이번에는 유통사들이 빈병보증금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높이고 있다.
편의점 기준으로 소주 한병 가격은 1600원에서 1700원대, 맥주값은 카스 1850원에서 1900원, 하이트 18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일반 식당에서는 이미 소주와 맥주 한병에 5000원씩 받는 곳도 있다.
직장인 김석만(45·남)씨는 "최근 저녁자리에서 찌개 하나에 개란말이, 소주만 마셨는데도 1인당 3만원이 넘었다"며 "소주 한병에 3000원 하는 곳은 사라졌고, 10군데 중 5군데 이상이 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젠 회식도 부담스러워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치킨, 일반 식당 등 자영업 위주의 요식업계는 매뉴 가격인상도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최근 계란에 이어 식용류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나는 원재료들의 가격상승 때문이다.
용산에 대구탕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식용류를 비롯한 원재료값들이 말도 못하게 뛰었다"며 "이를 감안하면 메뉴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예전보다 저녁 손님이 부쩍 줄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 콜라, 빵 등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생활필수품도 1년새 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크리넷스데코앤소프트(30롤)은 1년전에 비해 73.7%, 듀라셀율트라 파워체크 AAA 건전지는 16.2%, 도브바디워시(800ml)도 14% 상승했다.
지난해 ‘신발 깔창을 속옷에 덧대 쓴다’는 저소득층 청소년 사연으로 가격을 내리자는 목소리가 일었던 생리대 가격도 올랐다. 화이트new시크릿홀(36개)는 지난해 8915원이었으나 19.2% 오른 1만63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