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시장 6공구 B동, 청년몰로 변신…'사막 속 오아시스'
[부산=뉴스핌 한태희 기자] 올해 34살인 최화우진씨는 청년 사업가다. 본인 이름을 딴 유아용 스킨케어 회사 '화우진' 대표다. 최 대표는 20대 후반부터 창업에 뛰어들었다. 다니던 회사에 사표도 냈다.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망하더라도 한살이라도 젊을 때 창업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최 대표가 화우진 매장을 낸 곳은 부산 국제시장 6공구. 공구는 국제시장 6개 구역을 구분하는 명칭이다. 화우진 매장은 6공구 B동 2층에 있다. 1층이 아니다. 상가 입지 조건으론 최악인 셈. 하지만 그는 꿈을 꾼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꿈이다.
"상가가 1층에 있냐 2층에 있냐는 어머어마한 차이입니다. 저 혼자였으면 절대 입주 안 합니다. 글로벌 복합문화공간이기 때문에 저는 길게 보고 메리트가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최 대표의 말이다. 6공구 B동 2층에 가면 최 대표와 비슷한 꿈을 꾸는 청년 창업팀이 17개나 더 있다.
지난 11일 국제시장 6공구 B동 2층을 찾았다. 이 곳엔 정부 지원을 받아 조성된 청년몰이 있다. 중소기업청과 부산시 등은 청년 창업팀 18곳을 청년몰에 입주시켰다. 창업팀 연령은 20대~30대다. 정부는 청년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년간 매장 임대료도 지원한다. 쳥년몰은 지난해 11월26일 정식 오픈했다.
부산 국제시장 6공구 B동에 있는 청년몰 / <사진=한태희 기자> |
김예림씨(28)도 청년몰에 매장을 열었다. 김씨는 아직 학생이다. 부산에 있는 모 대학교 3학년을 마쳤다. 올해 4학년에 올라간다. 또래들이 토익과 씨름하거나 각종 자격증 공부를 할 때 김씨는 창업을 했다. 핸드폰 사진을 알류미늄 소재에 덧씌워 자석으로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김씨는 이 회사 대표이자 사원이며 마케팅 담당자다. 김씨는 "취업이 아닌 내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며 "문화를 팔고 싶다"고 했다.
무모한 도전 같지만 청년들은 꿈을 향해 전진 중이다. 자칫 느슨해질까 싶어 매주 2번 회의도 연다. 화요일과 금요일 창업팀 모두가 모인다. 청년몰 회장인 최씨는 "회장을 맡으면서 딱 두가지를 요청했다. 상호간 피해를 주지 말자. 두번째는 룰을 만들어서 이것 만은 지키자. 2층이란 최악의 조건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모인 곳이라 아이디어 창업도 많다. 관광객을 흑백사진으로 찍어 과거 국제시장 분위기를 연출하는 '근대 흑백사진과 그리다', 한국 전통종이인 한지로 사진을 만드는 '지숨 갤러리'.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나 작가 작품 등을 판매하는 '스테어168'까지. 그동안 국제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매장들이다.
"중·고등학교에 가고 대학교 나와서 당연히 취업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스테어168롤 다른 친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올해 32살인 최락순 스테어168 대표의 포부다. 최 대표는 졸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부산 국제시장 6공구 B동에 있는 청년몰 내부 모습 / <사진=한태희 기자>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