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대출금리 하락...AA- 등급 이하 캐피탈사 마진 감소
올해 車내수부진 겹쳐...증권사, 내부적 등급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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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허정인 기자]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캐피탈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우려가 나온다. 시장참가자 과다로 마진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서다.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의 부진도 등급 하향의 근거로 꼽혔다. 이에 시중 증권사는 캐피탈채 신용등급을 내부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대에 머물던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의 대출금리가 최저 2%대까지 떨어졌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대형 카드사까지 자동차 할부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카드사에 이어 캐피탈사들도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리는 중이다.
이 때문에 비교적 조달금리가 높은 A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는 마진 절벽 위기에 놓이게 됐다. 가령 3년만기물 회사채 금리가 2.306%인 캐피탈사가 2%대 금리로 자동차 할부 금융상품을 판매할 경우 마진은 거의 없는 상황이 된다.
캐피탈사는 예·적금과 같은 수신(受信)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운용자금의 70~90%를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또 캐피탈사의 영업자산은 대부분 자동차 할부금융자산에 치중해 있다. 자동차 금융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회사채 조달 비중이 높을수록 위기 체감은 커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의 경우 마진이 크게 남지 않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로 승부하는 추세”라며 “외형성장을 위해 할부시장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회사로는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부진이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17년 자동차산업 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자동차 판매량을 175만대로 예상했다. 전년도보다 2.8% 감소한 수치다. 규모의 경제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호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 주무관은 “경기가 안 좋을 때 가장 먼저 줄이는 소비재가 자동차”라며 “자동차 내수시장이 거의 성숙기에 접어든 이유도 있고, 올해부터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맞물려 자동차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각 증권사는 내부적으로 신용등급 조정에 들어간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캐피탈채의 신용등급이 고평가된 것으로 보고 신평사 등급과는 별개로 내부 조정하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의 경우 자동차 내수시장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올해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철현 나이스신평 금융평가2실장은 “최근 아주캐피탈이 신차 시장에서 손을 떼는 등 자동차 할부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전체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달금리에서 비교적 열위인 A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