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유리, 애플 아이폰 디스플레이로 전환"
"차 한 대당 매년 수백달러 매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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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s)'가 자동차 업계에서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는 가운데,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열렸다. 바로 '차 앞 유리(windshield)'다.
완성차·기술·유리 제조업체들이 차 앞 유리를 애플의 아이폰 디스플레이로 대체하기 위해 기술 제휴에 나섰다. 차 유리를 새로운 광고 수입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6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디지털 광고의 차세대 개척지는 자동차의 앞 유리가 될 수 있다며 커넥티드 카의 출현은 새로운 격전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자동차의 모바일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1조5000억달러의 매출액을 창출해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운전자 눈 앞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존 버틀러 분석가는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운전할 때 드는 생각은 음식, 연료, 휴식이다"며 "차 내부를 소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돈을 벌수 있는 곳이다"고 설명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차 한 대당 매년 수백달러 매출 기대"
전문가들은 주유가 필요한 운전자에게 차 앞유리를 통해 주변의 주유소 위치를 안내하거나, 운전자의 소비 패턴에 맞춰 주유소 근처의 커피숍 위치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실제 파나소닉은 지난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운전자가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s-up display)를 통해 차 안에서 패스트 푸드를 주문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파나소닉의 톰 게브하르트 북미 지역 자동차 사업 책임자는 "다른 정액제 서비스와 이 기술을 함께 연결하면 매년 차 한대에서 수 백달러의 추가 매출액을 기대할 수 있다"며 "차 안에서 결제할 때 고객은 어떻게든 결제 보안을 강화해야한다. 우리는 신용 카드 정보와 고객의 안면 인식을 일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업체 코닝은 자동차 유리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용으로 애플의 아이폰 용 유리를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리의 얇은 두께와 내구성은 앞 유리에 투사된 이미지가 일반 유리보다 선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제품의 폭은 10인치 미만이지만 앞으로 2년 내 전면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내놓을 방침이다.
이처럼 차 유리를 '광고판'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커넥티드 카를 주류로 만들기 위한 업계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주 CES에서 수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디지털 음성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기업들과의 제휴나 인수 계약을 발표했다. 피자 주문부터 유지보수 일정 자동 설정 등 여러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로 차 앞 유리에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까지는 올라와 있는 상태이지만 전문가들은 광고를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디스플레이 기술과 합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조언했다.
BMW와 현대 그리고 토요타 자동차는 이미 차량의 전면 유리앞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웨이즈의 네비게이션 앱으로 운전 중 인근 식당과 관심 장소를 제안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둘의 서비스를 한 데 병합하는 것이 과제라는 얘기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네비게이션 한층 정교화…AR기술 결합"
광고 외에도 좀 더 정교해진 네비게이션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면 구글의 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Street View)가 특정 영역에 대해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정보를 표시하는 방식처럼 지도와 기타 도로 데이터를 운전자 눈 앞의 도로와 겹쳐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BMW와 폭스바겐 그리고 다임러는 노키아의 지도 업체인 히어(HERE)를 재작년에 인수했다. 최근 인텔도 히어 지분 15%를 인수했다.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의 리차드 요크 자동차 판매 담당 이사는 "이는 최근 고급형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고집적, 몰입형 '조종실' 개념의 일부로 추진하고 있는 일과 같은 것"이라며 최근 추세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서비스로 운전자의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유리창 디스플레이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유리창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운전자는 스마트폰에 신경쓰거나 엔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대시보드에 손을 갖다 댈 필요가 없다.
운전자의 정보 흡수력도 높아진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의 서니 웹 연구원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종이 또는 스마트 폰보다 증강과 가상현실(VR) 형식으로 표현된 정보를 더 빨리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강현실(AR)은 위치 기반 광고만 아니라 운전자에게 안전과 상황 정보를 제시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술이 됐다. 웹 연구원은 "차 앞유리에 콘텐츠를 오버레이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응용 프로그램이다. 승객과 운전자에게 콘텐츠를 배포하는 방법에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