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 키운 광산업계…원자재 랠리 타고 훨훨
상위업체, 2016년 하반기 순익 40% 급증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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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던 광산 업종에 마침내 장밋빛 전망이 들어왔다. 부채 축소, 인원 감축, 자산 매각으로 맷집을 키운 광산 업종이 금속 가격 반등에 힘입어 기지개를 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광산 업종에 막대한 현금이 밀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세계 최대 광산회사인 BHP빌리턴, 리오 틴토 그룹, 발레, 글렌코어의 합계 순이익은 상반기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 규모는 260억달러로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지난 2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자료=블룸버그통신> |
석탄에서 철광석, 아연에 이르는 모든 관련 원자재 상품선물 가격이 생산량 감소, 강한 수요, 과잉 재고 해소로 다년간의 저점에서 가파르게 반등한 덕분이다. 이들 원자재 가격 랠리는 지난해 막대한 손실로 신음하던 광산 업계에 생명수 같은 역할을 했다.
구리과 알루미늄을 포함한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주요 6개 산업용 금속 가격지수는 올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세계 최대 광산회사인 BHP의 상각전영업이익(EBIDTA)은 8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글렌코어와 리오 틴토 역시 각각 24%,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상품별 원자재 가격 상승률 <자료=블룸버그통신> |
◆ 부채 축소·배당 확대 지속…원자재 랠리 기반
호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들 기업의 순익이 더 증가할 것으로 봤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부채를 더 줄이고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더 많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다. 예상치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상위 광산기업 4곳의 순이익은 270억달러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낙관론은 금속 가격 강세 전망에 기반하고 있다.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베팅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구리(전기동) 가격이 올해 톤당 4854달러에서 5346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봤으며 아연 가격은 톤당 2085달러에서 2728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석탄이나 철광석보다 기초 금속 투자가 더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씨티그룹도 내년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강한 흐름을 연출할 것으로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가격 상승에 베팅하라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원자재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주요 광산주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 동남아 수요 기대…"고용 늘리고 내년 대비"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신규 고용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업체 글렌코어는 호주 북동부에 있는 콜린스 빌 광산에서 인력을 새로 고용하고 있다고 지난 10월 밝혔다. 내년 동남아시아의 수요 증가가 예상돼 작업 준비를 미리 해놓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비관론도 적지 않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마이클 로페즈 투자매니저는 "중국이 석탄 사용을 줄이곘다는 정책을 되돌릴 수 있고, 새로운 철광석 광산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의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미 회복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많은 양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배당금은 침체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광산업계의 M&A 건수는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BHP와 리오틴토는 회사의 배당성향을 순익과 직접 연결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글렌코어와 발레는 가격 붕괴로 중단됐던 배당금 지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철광석 수출업체인 포트스큐 메탈스 그룹의 네브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경제가 완성되려면 아직 갈길이 많다"며 "아시아 국가는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도시와 교통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더 많은 원자재를 필요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 수십 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