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의 인기 요인을 살펴본다. <사진=JTBC> |
[뉴스핌=황수정 기자] "귀가 호강하네요" (letm******)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ear****)
"공짜로 듣기 아깝다 싶을 정도의 퀄리티" (han6***)
JTBC '팬텀싱어'의 인기가 놀랍다. 지난 23일 방송된 '팬텀싱어'가 3.3%(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신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 무대의 음원이 공개된 후 음원 사이트 상위권 차지는 물론, 특히 인기 있는 무대의 영상 클립은 20만 뷰 이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다.
'팬텀싱어'는 대한민국 최고의 크로스오버 보컬 4중창을 결성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가요는 물론 성악, 정통 클래식, 국악, 재즈, 뮤지컬, 팝페라, 레게 등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인재들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중들에게 생소한 음악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회가 거듭될 수록 그 인기와 화제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자.
◆ 눈을 뗄 수 없는 '고퀄리티' 무대의 향연
'팬텀싱어' 오디션 참가자는 아마추어가 별로 없다. 성악가, 뮤지컬 배우, 보컬 트레이너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 참가자 중 이벼리 정도가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한 정도인데, 그 역시 프로듀서들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 이미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평생 음악을 공부해왔고 여전히 음악을 옆에 두고 있기에 '고퀄리티' 무대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특히 듀엣 무대가 시작된 후 사람들은 하모니에 대해 환호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검색어 1위는 기본이고, 원곡 가수가 SNS로 칭찬하기도 했다. 10년 지기 유슬기x백인태의 '그란데 아모레(Grande amore)'는 음원사이트 클래식 차트 1위에 올랐고, 트리오 무대 이동신x고훈정x이준환의 '루나(Luna)'는 순간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했다. 프로듀서를 울리거나 선택이 괴로울 정도의 역대급 무대가 매번 펼쳐지기에 시청자들은 눈을 뗄 수가 없다.
'팬텀싱어'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자신의 팀원을 고른다. <사진=JTBC '팬텀싱어' 캡처> |
◆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진행+구성
'팬텀싱어'는 최종적으로 4중창을 뽑는 오디션이다. 1등을 뽑는 여타 오디션과 달리 4명의 조화가 더욱 중요하고 이를 찾는 과정이 핵심이다. 그래서 시청자가 보기에 잘하는 사람이 떨어질 수도, 못하는 사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기도 한다. 참가자들끼리 어떻게 조합해야 더 좋은 하모니와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지는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큰 과제다. 이에 '팬텀싱어'는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팀원을 뽑게 만들었다. 본인의 목소리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매칭하는 프로듀싱 능력까지 보는 것.
'팬텀싱어' 연출을 맡은 김형중PD는 "참가자 본인들이 그럴만한 능력이 충분하다. 나의 목소리,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팀을 업그레이드 시킬지 찾아내는 프로듀싱 능력도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참가자들은 선곡과 편곡까지 모두 참여한다. 제작진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한다. 제작진 역시 '참가자들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팬텀싱어' MC 김희철과 프로듀서 손혜수, 마이클리, 김문정, 윤종신, 윤상(전현무는 스케줄 이유로 불참) <사진=JTBC> |
◆ 프로듀서, 심사위원 아닌 조언자일 뿐
마이클리, 김문정, 윤종신, 윤상, 손혜수, 바다로 구성된 프로듀서의 조합도 독특하다. 뮤지컬과 대중가요, 성악까지 골고루 분배된 프로듀서들은 심사위원이라기보다 조언자에 더 가깝다. 물론 무대에 대한 평가를 하지만 음정, 박자, 호흡 등을 지적할 수준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무대를 보여줄 지에 대해 지적한다. 여기에서 서로의 생각 차이에 의한 대립도 분명하게 보여진다. 이는 '팬텀싱어'를 보는 또다른 재미 요소이기도 하다.
김형중PD는 "곡의 해석력과 감정을 어떻게 전달하는 지에 본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 프로듀서들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옳다 나쁘다가 아닌 가이드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며 "프로듀서들의 의견이 갈리는게 오히려 더 좋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 자체가 음악이고 예술"이라고 전했다. 다만 참가자와 무대, 프로듀서들에 집중하다보니 MC 전현무, 김희철의 역할이 줄어든 부분은 있다. 김형중PD는 "준결승, 결승에 가게 되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팬텀싱어' 트리오 대결에서 1~4위를 차지한 팀들 <사진=JTBC '팬텀싱어' 캡처> |
◆ 음악 예능에 강한 제작진의 역량
사실 '팬텀싱어'는 '히든싱어' 제작진이 모여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조승욱CP는 '히든싱어' '힙합의 민족'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을 선보였고, 김형중PD 역시 '끝까지 간다' '디렉터스컷' '엠카운트다운' 등 음악 예능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음악 예능의 새 지평을 연 이들의 관록이 낯선 음악들을 대중들에게 소개시키고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다.
김형중PD는 연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 '감정'을 꼽았다. 그는 "제작진은 포장하는 역할이다. 가창자가 어떤 걸 대중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사전에 밀도있는 대화를 통해 많이 고민한다. 가창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명확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팬텀싱어'의 4중창은 시작되지 않았다. 앞서 윤상은 "4성부가 조화롭게 만들어지면 뭐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형중PD는 "이제부터 진짜"라며 "소리 자체가 압도적으로 다르다. 대중들이 왜 우리가 4중창을 만들려고 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듀엣에서 트리오로, 여기서 콰르텟(4중창)까지, 점점 단단해지고 밀도가 높아지는 무대가 어떻게 펼쳐질 지 이목을 집중시킨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