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SKㆍ롯데 총수 출국금지..현장경영 등 차질 불가피
[뉴스핌=김신정 기자] 이번주부터 이뤄지는 특검의 강도높은 수사로 재계의 경영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달 17~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불참할 전망이다. 지난주 특검이 최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룹 계열사 경영진과 다보스포럼을 찾아 글로벌 경영흐름을 청취했었다. 이재용 부회장도 내년 초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CES) 참가가 불가능해졌으며, 신동빈 회장의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기업 총수의 출국금지를 두고 법조계에선 특검이 3곳의 기업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 3자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하고 조만간 강도 높은 소환조사와 압수수색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의 3개 기업 총수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는 이들 기업 가운데 구체적인 뇌물죄 적용 단서를 잡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특검은 대기업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중 삼성은 가장 많은 금액을 출연해 특검의 주요 수사 물망에 오른 상태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수사를 맡게 된 박영수 특별검사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삼성은 재단 출연금 외에도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말 구입비 43억 원을 지원하는 등 최씨 일가에 약 300억 원 상당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혐의로 앞서 검찰은 지난달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관계자를 출국금지 시킨 바 있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 합병당시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과 삼성간 모종의 대가성 거래가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이런 탓에 이르면 이번주 특검이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한달 사이 서울삼성서초타워 압수수색을 잇따라 3번 실시한 바 있다. 더군다나 재계 총수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로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조사가 임박해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삼성은 내년 정기인사마저 늦춘 채 특검 조사에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이날부터 열리는 삼성전자 글로벌경영전략회의는 수원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다. 현지 법인장 등 임직원 400~50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미정이다.
또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정기인사를 내년으로 미룬 상태고, SK그룹은 최 회장이 출국금지를 당한 가운데 예년처럼 이번주 21일 경 '안정'중심의 소폭의 정기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앞서 한화그룹과 LG그룹, GS그룹등도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실시해 내년 경영계획 달성을 위한 원활한 기업활동과 특검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SK와 롯데는 서울 시내 면세점 관련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이탓에 이들 기업 총수 또한 특검으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연말을 앞두고 어순선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실적도 안좋아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데, 기업 안팎에 안좋은 소식들로 더욱 분위기는 침체된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