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NH투자증권은 19일 미국 주식시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대를 너무 빨리 반영했다며 단기 과열에 대한 소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는 경기회복에 부합되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연준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주식시장 자체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팀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가파르게 상승시켰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상승하며 이익 전망도 개선됐지만, 너무 낮은 수준에 있었던 금리(할인율)의 상승폭이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할인 모형으로 도출한 미국 S&P500 지수의 적정 가치는 금리상승으로 최근 하락, 현재 주가를 하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 팀장은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 반영된 할인율을 역산해보면, 내재 리스크 프리미엄(Implied Risk Premium)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주식이 현 주가 수준을 만족시키고 안정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금리가 다시 하락해서 할인율이 낮아지거나 이익 전망이 더 빠르게 상승해야 한다"면서 "아니면 장기 고성장에 대한 기대로 밸류에이션이 더 비싸지는 것이 용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7.1배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장기 평균 EPS 증가율도 12%로 1990년대 후반 IT버블기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PER가 20배를 넘었던 1990년대 IT 버블기는 물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생산성 혁신에 대한 기대로 장기 EPS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기간"이라며 "대규모 인프라투자 및 감세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확대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수록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매우 낙관적인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며 "공포심리는 이미 바닥까지 하락했고, 미국 투자자들의 낙관심리는 고점까지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해서 공약을 어떻게 이행하는지를 확인할 때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