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외국인 국채 보유가 말레이시아 '아킬레스건'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에 가장 취약했던 아시아 국가는 말레이시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국채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큰 것이 약점이 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ANZ Bank)에 따르면 지난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53억달러 어치의 말레이시아 주식과 채권을 팔아치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신흥 시장(중국 제외)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4분의 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 시장에서 221억달러 가량을 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는 말레이시아 국채 시장에 집중됐다. 외국인들은 45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팔아치웠다. 이는 월간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대선 이후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통화는 말레이시아의 링깃화였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사상 최저 수준까지 근접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해외 은행들에게 역외 선물환 거래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한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이후 링깃화 가치는 달러 대비 6.5% 급락해 지난 11월 30일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링깃화 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여파에 0.9% 하락했다.
말레이시아의 아킬레스건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같은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의 유동성 경색 현상은 가속화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지난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말레이시아 국채 보유 비중은 48%를 기록했다. 이는 10월 52%보다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신흥국 중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