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컬러강판 생산능력 대폭 강화…2~3년 내 실현 가능성도
[뉴스핌=전민준 기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국내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올 한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장 부회장이 '통 큰 배팅'으로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이달 초 부산공장에서 열린 컬러강판 생산라인(No.9 CCL) 준공식에서 "아홉 번째를 넘어, 열 번째 컬러강판 생산라인도 놓을 것이다"고 밝혔다. 53개의 고객사 대표를 비롯해 원료‧설비업체 등 주요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장 부회장의 계획대로 된다면, 동국제강의 연간 컬러강판 생산능력은 약 85만t으로 늘어나 2위인 동부제철(연산 50만t)과 격차를 더 벌리게 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동국제강> |
업계에선 그간 장 부회장이 과거 공식석상에서 No.8‧9CCL를 언급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설비 도입이 실현됐던 점을 감안,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또, 최근 동국제강이 연이은 수주로 월 1만t 정도의 초과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봤을 때, 2~3년 안에는 현실화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컬러강판은 TV,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 외장재나 건축 내외장재로 쓰이는 철강제품이다.
동국제강은 연간 250만t 규모인 국내 컬러강판 시장에서 수년 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부제철(40만∼45만t), 포스코강판(35만t), 세아제강(20만∼25만t)이 그 뒤를 잇는다.
동국제강이 컬러강판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제품 부가가치가 높은데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회사의 빠른 성장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트렌드에 맞는 신규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실제 동국제강은 최근 동부대우전자에 가전용 컬러강판을 납품하기 시작, 틈새시장 공략에 따른 성과를 거뒀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3년간 저가 중국산 컬러강판만 고집했을 만큼, 원가절감에 민감한데다 국내 철강사에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가전시장에 대해서 영역을 넓히는 동부대우전자와 고가 프리미엄을 앞세운 동국제강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며 "꾸준히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은 현재 주력사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올 3분기에도 전체 매출 가운데 냉연사업(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이 부문별 매출에서 36%를 차지해 봉형강 사업(철근, 형강)이 48%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에 이어 알짜노릇을 톡톡히 한 것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고부가 컬러강판 판매는 회사가 내세우는 핵심전략 중 하나이며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No.10 CCL 도입을 거론하기에는 이르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