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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탈퇴 가속화되나…18개 부회장사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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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탈퇴…현대차·포스코·동국제강·코오롱 등 반대하며 ‘예의주시’

[뉴스핌=김기락 기자ㆍ조인영 기자ㆍ김겨레 기자]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에 따른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경련에 기부금을 내지 않고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경련 소속 18개 부회장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한진그룹 등 전경련 부회장사 중 상당수는 전경련 해체를 반대하면서도, 앞으로 전경련과 다른 기업들의 행보를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전경련이 수십년간 정경유착의 창구 역할을 해온 만큼, 전경련 해체에 대해 반대하는 관련 기업들조차 현재로선 분명한 의지를 밝히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소속 18개 부회장사 기업들은 전경련 탈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탈퇴 입장을 밝힌 삼성, SK, LG는 탈퇴 준비에 나섰지만 현대차그룹, 포스코, 동국제강, 코오롱 등은 탈퇴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이 밝힌 것처럼 전경련을 곧 탈퇴할 것”이라며 “탈퇴 시기나 절차는 전경련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LG 관계자도 “전경련 탈퇴 의사에 변함이 없다”며 “추후 절차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 부회장의 조부이자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이 지난 1961년 창립회장을 맡은 단체이다. 또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회장,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역대 회장을 맡아왔다.

전경련은 현재 600여개 회원사로부터 매년 400억원의 회비를 걷고 있다. 5대 그룹인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그룹이 이 가운데 절반 규모인 200억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재계 시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선서자는 오른쪽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전경련 탈퇴 반대도 만만치 않다. 선대 회장부터 전경련 활동을 해온 현대차그룹은 탈퇴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정주영 회장 때부터 활동해 온 단체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전경련을 탈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젼경련을 탈퇴하는 방법 외에도 다른 (합리적인) 방법들도 있지 않겠느냐”고 탈퇴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전경련 해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앞으로 전경련의 방안 및 기업들의 의견수렴 등의 과정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사인 포스코와 동국제강도 탈퇴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포스코 측은 “아직까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으나 전경련 탈퇴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고, 동국제강 역시 “실무진 차원에서는 전경련 탈퇴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경련 부회장사인 코오롱은 전경련의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전경련을 해체하기보다는 건전한 모습으로 환골탈태해서 건전한 기업가 단체로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산은 박용만 회장이 전경련 등기이사로 등재돼있다. 두산 측은 탈퇴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고, 다른 기업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 몇몇 부회장사는 전경련 탈퇴에 대해 “그런 말을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워 했다.

전경련이 해체하든, 쇄신하든 개혁 수준의 변화가 없으면 연쇄 탈퇴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과거 정경유착의 창구 역할로 변질된 전경련이 시간이 지난 지금도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을 주도적으로 모금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또 1995년에는 재벌 총수들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비자금을 제공한 것이 드러나 법적 처벌을 받았다. 1997년 15대 대선 때 이석희 국세청 차장 등이 23개 대기업에서 166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세풍사건에 이어 2002년 불법대선자금 사건에도 전경련이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최순실 사태는 정부가 전경련과 함께 대기업을 이용한 대표적인 정경유착의 사례. 해체를 반대하는 전경련 일부 부회장사와 회원사조차 해체 반대에 대해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제도 및 입법 등 구조적인 예방책과 사회 감시 시스템 등 총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계 외에도 금융권 등에서도 전경련 탈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지난 8일 국회 제14차 정무위원회에서 “오는 12일에 전경련 탈퇴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KDB산업은행 측은 “기업은행과 같은 방향으로 검토를 마무리하고 비슷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ㆍ조인영 기자ㆍ김겨레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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