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불어난 가운데 트럼프 랠리가 이어졌다.
투자자들 사이에 최근 주가 상승 열기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역사적인 폭락 이전에 나타났던 현상과 흡사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경고음에도 대선 효과에 기댄 뉴욕증시의 랠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5.19포인트(0.33%) 상승한 1만9614.81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4.84포인트(0.22%) 오르며 2246.19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3.59포인트(0.44%) 상승한 5417.36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소형주 역시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스몰캡으로 구성된 러셀200이 1.4% 급등하며 신고가를 나타냈다.
전날에 이어 주가가 또 한 차례 고점을 갈아치우자 트레이더들은 ‘추세에 대항하지 말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설명할 수 없는 상승 모멘텀이 주가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앤드류 애덤스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조정이 나오더라도 매수 대기 자금이 작지 않다”고 전했다.
필 블랑카토 라덴버그 탈만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말 그대로 트럼프 트레이드”라며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가 회의를 열고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축소한 한편 기간을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인지 여부를 둘러싸고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이 일었지만 뉴욕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연준 안팎에서도 이달 두 번째 금리인상에 이어 내년 통화정책 정상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미 투자자들의 무게중심은 통화정책에서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진단이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만건 감소한 25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치다.
국제 유가는 2.2% 상승 반전하며 배럴당 50.84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ECB 회의 결과에 따른 파장으로 크게 상승했다. 유로화에 대해 1.3% 뛴 것을 포함해 달러화는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해 0.9% 올랐다.
종목별로는 금융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골드만 삭스가 2.4% 올랐고, 씨티그룹과 모간 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주요 은행이 일제히 2% 내외로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