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정체"
"제조업생산과 취업자 수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어"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2016년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여타 부문이 부진하면서 경기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KDI에 따르면, 최근 국내경기는 광공업생산 및 출하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정체되는 등 경기 전반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올해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1.3%)보다 높은 전년동월 대비 2.0%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경기 흐름과 연관성이 낮은 건설업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광공업생산이 반도체(2.5%→11.7%) 개선에도 불구, 통신방송장비(-21.5%→-41.7%)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월(-1.7%)에 이어 부진(-1.6%)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1.6%)보다 낮은 70.3%를 기록하며, 제조업 생산활동이 미약한 상황이다.
제조업 출하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 재고가 증가 전환하면서 전월(117.8%)보다 높은 119.8%를 나타냈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 및 보험업(7.7%) 등에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운수업(-2.9%) 등에서 감소하면서 전월(2.6%)에 이어 비교적 낮은 2.5%의 증가율에 그쳤다.
반면, 건설업생산은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월(9.5%)보다 확대된 17.3% 증가세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월(100.9)보다 낮은 100.6을 기록, 경기가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민간소비 회복세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소매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소비자심리지수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10월 소매판매액은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소폭 늘었지만, 전년동월 대비 2.3%의 낮은 증가율에 머물렀다.
소비 관련 서비스업에서도 도소매업(1.7%), 숙박·음식점(-2.2%), 예술·스포츠·여가(0.0%)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2016년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10월(101.9) 대비 큰 폭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개별 소비세 인하가 종료된 이후 운송장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0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17.1%)가 큰 폭으로 줄고, 기계류(1.5%)의 증가세도 둔화되며, 전년동월 대비 4.9% 감소했다.
KDI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0%대 초반까지 하락하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확대됨에 따라 향후 설비투자가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다만,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개선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이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토목부문도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월(9.5%)보다 높은 전년동월 대비 17.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건설수주(경상)도 건축부문과 토목부문이 모두 크게 개선되면서 전월(-40.0%)의 감소에서 전년동월 대비 41.2% 증가로 전환됐다.
아파트 매매거래(7만4208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분양주택 수는 전월(6만700호) 대비 4.9% 준 5만7709호를 기록했다.
수출은 대부분의 주요 품목에서 증가로 돌아서면서 일시적으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올 11월 수출은 전월(-3.2%)의 감소에서 2.7% 증가로 전환됐지만, 일평균 수출은 1.2% 감소하는 등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아울러 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용직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비임금근로자 증가폭은 확대되는 등 고용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취업자는 전년동월 대비 27만8000명(1.1%)이 늘어 전월(26만7000명, 1.0%)과 유사한 증가폭을 보였다.
계절조정 경제활동참가율(63.0%→62.8%)이 전월 대비 0.2%p 하락했고, 계절조정 실업률은 3.7%로 0.3%p 떨어졌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건설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수출 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정체돼 있고, 제조업생산과 취업자 수도 비교적 큰 폭으로 줄며 경기 부진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