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에 뺏긴 점유율 1위 탈환 가능 높아져…건자재 유통사로 변신
[뉴스핌=한태희 기자] (주)동양 경영참여에 성공한 유진그룹이 전국구 레미콘사로 도약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에서 벗어나 강원도와 경상도로 손을 뻗을 수 있게 됐다. 삼표에 빼앗긴 시장점유율 1위 탈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2일 동양의 임시주주총회 결과로 유진기업은 전국으로 사업망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유진그룹 측 인사 3명이 동양 이사회에 들어가며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동양은 강원도와 경상도에 사업장을 갖고 있다. 유진기업은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으로 영업했다. 전국구로 가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 하나금융투자의 한 연구원은 "동양이 보유한 레미콘 사업부문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망을 확보하는 레미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미콘 전문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유진기업은 레미콘사에서 건축자재 종합 유통사로 변신 중이다. 이를 위해선 유통망은 필수다. 유진기업이 갖지 못한 동양의 지방 영업망이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 3월 기자 간담회에서 "레미콘이 제조업이면서 반은 유통"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레미콘 시장 지배력도 높아진다. 레미콘은 이동거리 1시간30분 제약이 있다. 때문에 절대 강자도 없고 절대 약자도 없는 치열한 시장이다. 지난 9년간 전국 레미콘 1위였던 유진기업은 지난해 삼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레미콘 출하량에서 밀린 것. 계열사까지 포함해 삼표는 지난해 757만㎥을 출하했다. 반면 유진기업 계열사 포함 744만㎥를 공급했다.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표 시장 점유율은 약 4.97%. 유진기업은 4.88%로 2위다. 동양은 7위권으로 점유율은 1.69%다. 유진기업이 동양을 품으면 점유율은 약 6.57%까지 오른다. 정진학 사장은 동양을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고 자신했다.
유진기업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양은 법정관리 중 계열사를 매각했다. 지난해엔 7943억원을 받고 동양시멘트를 삼표에 넘겼다. 이 때 받은 돈은 빚을 갚고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열린 동양 임시 주총에선 이사 수를 기존 10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이 가결됐다. 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과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을 사내이사로, 이동명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