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블루칩과 IT 섹터의 엇갈린 주가 흐름이 지속됐다.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반면 나스닥 지수는 전날에 이어 가파르게 떨어졌다.
석유구출국기구(OPEC)가 8년만의 감산 합의에 도달했지만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8.35포인트(0.36%) 오른 1만9191.93에 마감, 사상 최고치를 또 한 차례 갈아치웠다.
반면 S&P500 지수는 7.73포인트(0.35%) 떨어진 2191.08을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72.57포인트(1.36%) 하락하며 5251.11에 거래됐다.
기술주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증시 전반의 에너지를 꺾어 놓았다. 다만, 국제 유가가 전날에 이어 급등하면서 에너지 섹터가 상승했고 금융주도 강세를 나타내면서 다우존스 지수를 밀어올렸다.
투자자들은 섹터간 자금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내년 뉴욕증시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를 낸데 따라 대통령 선거 이후 달아올랐던 투자 심리가 다소 냉각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장 변동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7% 가까이 오르며 14.3에 거래됐다.
이날 JP모간은 내년 주가 상승 열기가 한풀 꺾이는 동시에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뉴욕증시가 일반적으로 장기 강세장의 종료 직전 나타나는 유포리아를 연출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지수가 고점을 추가로 높인 뒤 내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PwC의 존 스태들러 미국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금부터 무역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며 “투자자들은 공약들이 개별 섹터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파악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대선 이후 뉴욕증시의 랠리가 힘을 다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포트 피트 캐피탈 그룹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관망하며 11월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어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2로 전월 51.9에서 개선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52.2를 웃도는 수치다.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건설지출 역시 연율 기준 1조1730억달러로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6만8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7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5만3000건을 웃도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1% 내렸고, 페이스북이 3% 가까이 떨어졌다. 아마존과 구글이 각각 1% 이상 밀리는 등 IT 대표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웰스 파고가 3% 가까이 뛰었고 씨티그룹도 1% 선에서 상승했다. 골드만 삭스가 3.5% 급등하는 등 금융주가 두각을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3% 급등하며 배럴당 51.06달러에 거래, 6주간 최고치를 나타낸 데 따라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셰브런이 2% 가까이 올랐고, 마라톤 정유가 1.4%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