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개인투자자 2300억원 매수..연기금 760억원 매도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가 증권가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주가가 연일 큰 폭으로 출렁인다. 지난 29일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지주사 전환 등을 포함해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내용이 전해졌지만 당장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삼성물산에 대한 실망 매물을 쏟아냈다. 지배구조 이슈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들은 단기 손실폭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29일 8.63% 급락했다. 주식시장 안팎에선 기대했던 '삼성전자 인전분할' 언급이 없어 실망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양형모 이베트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할과 동시에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매물이 있었고 투심이 악화됐다"고 해석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그룹의 변화에서 항상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삼성물산이 전자의 기업구조 개편에서 배제되는 듯한 삼성측 표현이 전일 주가의 하락 이유"라고 해석했다. 그는 다만 "경영권 안정이 지주 전환의 효과 중 하나로, 개편 과정에서 오너가 지배하는 삼성물산의 위상을 완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급락에 앞서 이틀간(25일, 28일) 삼성물산 주가는 각각 1.90%, 3.73% 올랐다. 28일 장중에는 5.97%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물산 주가 및 개인·기관·연기금 매매 동향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6월 11만2000원(6월2일 장중 저점) 바닥을 찍고 지난 달 16만9500원(10월 25일 장중 고점)까지 올랐다가 다시 하향 추세를 보여왔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기업이어서 주로 그룹의 지배구조 이슈와 맞물려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처럼 주가가 출렁이는 동안 수급 동향을 보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는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10월초 주가 급등을 시작하는 구간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대거 주식을 팔았다. 주가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사들이면서 올라갔다.
이달 들어서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사고 기관은 팔았다. 11월 한달간 개인은 삼성물산 주식 239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238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연기금이 76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 130억원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진 않았다.
개인과 기관의 대조적인 매매패턴은 최근 들어 대폭 확대됐다. 22일부터 개인들은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였고 기관들은 팔았다. 29일 8% 이상의 폭락세를 보인 장에서 개인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11월 삼성물산 투자자별 매매동향 <자료=키움증권HTS> (단위:백만원)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