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수요 전망 수정해야" vs "지나친 우려..내년 수요 우위 전망"
[뉴스핌=김양섭 기자] 태양광 관련주들이 미국 대선 이슈로 급락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한 증권가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OCI는 지난 9일 15% 급락한 뒤 10여일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4일 또 7% 급락하는 등 최근 계단식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케미칼도 지난 9일 12% 급락한 데 이어 약세 구간을 이어가고 있다. 웅진에너지, 에스에너지 등 다른 태양광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도 대체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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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한화케미칼, 웅진에너지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미국 대선 이슈가 이처럼 주가를 끌어내린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방향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을 펼쳤던 반면 트럼프는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 논리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던 각종 친환경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낸 바 있다. 증권가에선 이런 불안감들이 태양광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본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다소 엇갈린다. 태양광 수요 전망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태양광주들이 지나친 과매도 국면에 돌입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100일 안에 폐지하겠다는 에너지 관련 규제에는 청정발전법(Clean Power Plan)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으로 태양광 수요 전망 자체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 힐러리 당선을 가정하고 예측한 2017년 미국 신규 태양광 발전 수요 전망치는 수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2017년 미국 태양광 발전 수요 전망치를 20GW에서 12GW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22일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인간 활동과 기후 변화 사이에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면서 "일부에선 2015년 12월에 5년 연장된 태양광발전 투자세액공제제도(ITC)로 인해 트럼프 당선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트럼프 당선과 함께 공화당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기 때문에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최근 태양광주의 급락이 지나친 쏠림 현상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OCI 하락에 대해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 급락은 펀더멘탈과 무관한 센티멘탈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태양광 수요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손 연구원은 "2017년 태양광 수급은 수요(태양광설치량) 66.7GW, 공급(Module생산량) 64.6GW로서, 2013년 이후 3년만에 수요 우위의 수급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폴리실리콘 수급에 대해 그는 "수요(소요량) 35.5만톤(YoY +1.8만톤), 공급 34.6만톤(YoY +1.2만톤)으로, 수요 우위의 수급을 전망했다.
트럼프가 공약에서 내세운 강경 발언을 실제 정책실행으로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호주가 파리협약을 비준했고, 1세기간 지속될 국제협약에서 트럼프가 2백여 국가와 대립보다는 타협을 선택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