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VS 채찍 놓고 팽팽한 이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경제팀이 양분화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공식 취임하기도 전에 정책 방향을 놓고 대립각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펀더멘털 논리를 두고 트럼프 경제팀 내부 의견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AP> |
간단히 말하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이 당근인지 아니면 채찍인지를 놓고 이견이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대선 막바지에 세력을 형성한 한 그룹은 주류 경제 철학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미국 교역 상대국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해외로 인력을 이동시키는 기업에 대해 과세 부담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무역수지 적자 해소가 미국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채찍보다 당근을 동원한 경제 회복을 지지한다. 공급 측면의 경제를 중시하는 이들은 대규모 관세나 법인세가 아니라 오히려 세금 및 규제를 완화해 친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야 국내외 기업들이 미국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엄격한 보호 무역주의부터 제조업 회생까지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공약이 얼마나 실현될 것인지를 놓고 투자자와 각 업계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내부적인 의견 대립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앤디 라페리에르 코너스톤 매크로 전략가는 WSJ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경제팀이 공급주의자와 제로섬 게임 지지자들로 양분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간의 시선은 트럼프 당선자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모아졌다. 이 때문에 앞으로 내각 인선과 정책 관련 브리핑에 국내외 투자자와 기업가들이 신경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주요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을 벌이고 미국에 이익을 주지 못하는 경우 발을 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어 일부에서는 그가 당근보다 채찍을 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자문관을 맡았던 스티븐 무어는 WSJ와 인터뷰에서 “경제팀 내부에 균형을 바로 잡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정책 최우선 과제를 놓고 내부적인 이견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현안들이 어떻게 가닥을 잡을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