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판권 경쟁에 웃어…광동제약, 매출 1조원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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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태희 기자] 한미약품이 지난해 제약업 판을 뒤집었다면 올해는 종근당이 조용히 판을 흔들고 있다. 종근당이 연매출 수백억원인 의약품 판권을 잇달아 가져온 후 제약사 매출 순위가 요동치는 것. 한미약품이 주춤하는 사이 광동제약도 치고 올라와 올해 상위 제약사 매출 순위가 변할 가능성이 높다.
상장 제약사가 공개한 지난 3분기 보고서(연결기준)를 16일 분석한 결과 종근당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종근당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매출 6123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년 매출(5925억원)을 3분기만에 넘겼다.
종근당이 도약한 배경엔 다국적 제약사의 대형 의약품 도입이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까지 대웅제약이 보유했던 의약품 6개 판권을 올해 가져왔다. 뇌 기능 개선제(글리아티린), 당뇨병 치료제(자누비아·자누메트·자누메트XR), 고지혈증 치료제(바이토린·아토젯)다. 이 의약품의 합산 매출은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종근당은 3분기까지 자누비아 품목으로 매출 780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12.7%에 해당한다. 자누비아는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매출도 끌어올렸다.
종근당 관계자는 "올해 새로 도입한 품목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도 성장세를 보였다"며 "2013년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 매출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증된 의약품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종근당은 신약 개발에도 의욕을 보인다. 종근당은 신약 개발 성과를 낼 제약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종근당은 올 들어 770억원을 연구·개발(R&D)비로 썼다. R&D에 과감히 투자하는 한미약품(1251억원)에 못 미치지만 유한양행(618억원), 녹십자(810억원), 대웅제약(857억원)과 함께 최상위권이다.
종근당의 성장세로 제약사 매출 순위가 요동친다. 지난해 매출 순위 7위인 종근당은 제일약품을 넘어 5위인 대웅제약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대웅제약과 매출 격차는 지난해 2472억원에서 올해 354억원까지 줄었다.
매출 최상위권 제약사 순위도 변동 중이다. 초대형 신약 기술 수출로 지난해 매출 1위를 기록했던 한미약품이 계약 해지로 삐끗한 사이 광동제약이 치고 올라왔다. 광동제약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기대한다. 지난해 인수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사 코리아이플랫폼 실적이 반영된 게 크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판권 이동에 따라 제약사 매출도 크게 변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권 경쟁에 대한 지적도 많은데 안정된 캐시카우가 있어야 연구도 할 수 있고 신약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