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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중국 혼인법. '사기 결혼' 노출 수억 빚더미

기사입력 : 2016년11월17일 11:05

최종수정 : 2016년11월18일 07:52

혼인법 24조, 부부 연대책임 폐지 요구 목소리 이어져

[뉴스핌=홍성현 기자] 이혼율이 증가하는 중국에서 '결혼중 발생한 채무에 대해서는 (이혼후라도) 부부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조항을 악용한 사기 결혼이 늘어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메신저 QQ와 웨이신(위챗) 등 중국 SNS상에는 최근 법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정리했지만 전 배우자가 결혼도중 의도적으로 증가시킨 채무로 인해 빚더미에 빠진 사람들이 모여 억울함을 호소하며 독소조항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 매체 청두상보(成都商報)는 혼인법 24조가 결혼생활중 채무에 대해 불합리하게 배우자 연대책임을 지움으로써 억울한 피해 집단을 양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유학생 출신의 둥(董)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둥 씨의 전 남편은 결혼하자마자 엄청난 빚을 내기 시작했다. 결혼 유지 기간은 단 2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둥 씨는 이로인해 500만위안(약 8억5천만원)의 빚더미에 앉게 됐다. 

주목할 점은, 피해자의 상당수가 고수익의 안정된 전문직에 종사한다는 사실이다. 중국 27개 성∙시∙자치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피해자 가운데는 의사, 교수, 공무원, 법조계 전문직 종사자가 많았으며, 특히 여성이 다수였다.

명문대 출신의 회계사인 왕(王)씨는 작년 6월 합의 이혼했다. 그녀는 이혼 후 법원 소환장을 받고 나서야 전 남편이 결혼중 300만위안(약5억원)의 빚을 진 사실을 알았고, 더구나 이미 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연대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 언론계에 종사하는 리(李)씨는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을 했다. 그녀는 이혼 소송중에 남편이  빌린 280만위안(약 4억7천만원)의 빚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본인 소유 집도 차압 당했다.

이처럼 혼인법 24조의 허점을 노려 능력 있는 상대와 결혼한 후 ‘합법적으로’ 상대방의 재산을 갈취하고 채무를 떠넘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현행 혼인법 24조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사회 여론이 비등하자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법조계도 관심을 가지고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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