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야 "대통령 아직도 국정운영 본인 주도 인식"
[뉴스핌=김나래 장봄이 기자] 여야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관련해 또 다시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초당적 협조를 촉구한 반면, 야당은 성난 민심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함께 대국민담화를 시청한 직후 “진지하게 말한 부분도 있지만 저 정도로 국민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말씀 후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국민이 묻고 싶은 얘기를 듣고 여기에 진지하게 해명을 해줬으면 하는데 아직도 대통령의 스타일이 안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됐다면서도 공백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안보 문제나 민생경제 문제를 언급한 것은 좀 이율배반적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정 중심에 서서 하겠다는 의지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국정운영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를 넘어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풀기에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정확한 진단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후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아직도 국정운영을 본인이 주도하겠다는 국민 인식과 거리가 먼 판단을 하고 있다"며 "2차 대국민담화는 개인의 반성문 수준이었다. 진솔한 사과, 수사 받겠다는 것 정도 추가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가 나왔듯 국정수행 지지도가 5%로 나오는 등 사상 초유로 나오는데도 국정 농단과 국정마비의 총책임자로서 대통령의 모습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국정 마비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또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할지에 대한 구체적 의지나 언급이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는 물론 특검 수사에까지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권한을 내려놓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진정성을 담은 호소였다고 평가했다.
염동렬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대국민담화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통렬한 반성을 하고 국민께 깊이 사죄를 드린다"며 "비장한 각오와 자세로 난국수습과 정국안정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국을 수습할 책무가 국회로 넘어와 정파를 초월한 신중하고 책임 있는 역할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며 "야당도 현 난국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조로 임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 내 평가는 나뉘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고해와 특검수용 부분은 보수층에 어필할 수 있어 괜찮았지만 한계가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거국내각이나 2선 퇴진 부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정국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박 대통령이 책임지려는 의지라고 볼 수 있지만 거꾸로 보면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거국내각 인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도 야당과 국민의 입장에서는 다시 공분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