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3인방등 교체...새누리당 ‘거국중립내각’ 건의
민정수석 최재경, 홍보수석 배성례 내정
[뉴스핌=송의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후 우병우 민정수석과 김성우 홍보수석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디. 박 대통령은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또 이재만 총무비서관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사표도 수리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에 따른 사태수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날 검찰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30일 아침 일찍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영국에서 급거 귀국하면서 인적쇄신 요구에 고심하던 청와대가 이날 청와대 참모진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사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사진=뉴시스> |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쯤 춘추관을 찾아 박 대통령이 이원종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신임 민정수석에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 홍보수석에 배성례 전 국회 대변인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퇴를 제출했지만, 국정현안을 고려해 이 중 비서실장과 정책조정, 정무, 민정, 홍보수석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신임 비서실장과 정책조정, 정무수석 비서관 등의 후속인사는 조속히 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의 사표도 수리됐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각계의 인적쇄신 요구에 신속히 부흥하기 위해서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는 이번 주 초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청와대 인적쇄신 요구가 빗발쳤지만, 인적쇄신과 함께 거국중립내각이나 책임총리제 등 박 대통령 남은 임기에 어떤 방식으로 국정운영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큰 부분이어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주 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14%까지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대통령 퇴진’ 시위가 이어지는 등 사태가 더욱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정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박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야권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수용한 것인데, 책임총리제를 제안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어서 여당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원종 비서실장이 지난 26일 사의를 밝히자 28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전원에게 사표제출을 지시했었는데, 이번 인사에서 김규현 외교안보, 강석훈 경제, 현대원 미래전략, 김용승 교육문화, 김현숙 고용복지, 정진철 인사수석은 유임됐다.
한편, 이날 인사 발표 직후 이원종 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등이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 실장은 담담한 얼굴로 기자들에게 일일이 “그간 고맙다. 대통령 좀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김재원·김성우 수석은 어두운 얼굴로 “미안하다, 감사했다”를 반복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