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0톤 매입 후 고가매입 논란...자산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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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불필요해 '안 사는 것'일까, 두려워 '못 사는 것'일까. 한국은행이 4년째 금 매입을 안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이 정중동인 사이 다른 나라들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국채 금리가 제로 수준에서 움직이는 지금이 금을 매입해야하는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3778억달러다. 이는 세계 7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외환보유액 중 금 규모는 104.4톤으로 세계 32위(세계금위원회)다. 외환보유액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98개국 중 91위에 불과하다.
외환보유액 대비 금 비중 순위<출처:세계금위원회> |
외환보유액은 우리국가 경제에 큰 위기에 닥쳤을 때 쓸 수 있는 일종의 '국가 비상금'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통상 여러 나라의 통화 자산에 투자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은 미국 달러화 국채로 상당부분을 보유한다.
한은이 외환보유액에 본격적으로 금을 편입한 것은 김중수 전임 총재 때다. 그 전까지는 조선은행 시절에 사들인 금 등을 합쳐 14.4톤만 보유하고 있었다.
김 전 총재 시절, 한은은 2011년 6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90톤의 금을 매입했다. 당시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 매입 여력이 생긴데다가 외화자산의 투자 다변화를 통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금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입 직후인 2013년 4월 금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수조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한은은 "고점에서 금을 잡았다"는 비판에 상당 기간 시달렸고 이때 이후로 한은은 금을 사지 않았다.
일각에선 한은이 금 매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도래했을 때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 금 가격은 온스당 192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최근 금 가격은 127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 매입에 반대하는 쪽에선 금이 다른 유가증권과 달리 이자 수익이 없으므로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한은이 주로 투자한 선진국 국채의 금리는 0~1%대 심지어 마이너스도 있다. 금을 매입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은 글로벌 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꾸준히 금을 사들이고 있다. 단기 차익이 아닌 투자자산의 다변화를 통해 외환보유액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교수(경제학부) "한은은 자산다변화 차원에서 금을 추가로 매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앞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나빠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적절한 매입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일 고려대학교 교수(경제학부)도 "금이 대체자산으로서 다른 자산과 비교할 때 어떻게 가격이 움직이는지, 국가 위험도를 줄이는 역할의 문제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유창호 한은 외자운용원 투자운용1부장은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이 어느 정도 돼야 하는가를 목표로 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일치된 견해도 없기 때문에 순위가 낮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며 "향후 여러 가지 여건을 종합해 추가 매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세계금위원회>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