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 제작발표회 당시의 서인국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뉴스핌=양진영 기자] '케이블 스타' 서인국이 공중파 드라마에서 드디어 진가를 발휘했다. 지상파 주연작 '쇼핑왕 루이'로 초반 저조한 시청률과 우려를 걷어냈고, 연기력과 작품 흥행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서인국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기억을 잃은 '화초남' 루이를 열연 중이다.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악의 없이 순수한 성격, 쇼핑 천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살려내고 있다. 아역 이미지를 벗은 남지현과 호흡도 눈에 띈다. 두 사람 모두 순한 강아지 상과 MSG를 치지 않은 담백한 연기로 드라마에 담긴 '힐링 코드'를 제대로 실현 중이다.
사실 서인국이 Mnet '슈퍼스타K'를 통해 처음 얼굴을 알렸을 때, 연기자로 성공을 점친 이는 전혀 없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슈퍼스타K' 첫 시즌의 우승자인 서인국은 당시 무난한 비주얼과 평범한 듯 하지만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남녀불문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후 서인국은 가수로 먼저 시작한 활동을 연기 행보로 바꿔나갔다. '사랑비'에 잠시 출연한 데 이어 그는 tvN '응답하라 1997'의 윤윤제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남녀 주인공이 서인국과 정은지였던 이 드라마는 1990년대를 살았던 이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tvN을 드라마 강국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응답하라 1997'에 출연한 서인국 <사진=CJ E&M> |
당시 신인 배우에 불과했던 서인국의 연기력이 '응답하라 1997'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가수 출신인 서인국과 정은지는 10대 시절의 왁자지껄하고 제 멋대로이면서도 풋풋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했고, 방영 내내 '응칠' 신드롬을 몰고 다녔다. 덕분에 마지막회 시청률은 무려 7.5%(TNMS 기준)까지 치솟았다.
연이어 그는 MBC 드라마 '아들 녀석들'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공효진, 소지섭과 함께 한 SBS '주군의 태양'에서도 남자다운 역할로 꽤 강렬한 존재감을 보였다. 그렇게 금세 가수보다는 연기자가 더 어울리는 스타가 됐다.
특히나 서인국은 그간 공중파에서보다 케이블 채널에서 더 강세를 보였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 됐다. 지난 2014년 광해군으로 출연한 KBS '왕의 얼굴'에 이어 2015년 KBS '너를 기억해'에서 장나라, 박보검과 호흡을 맞췄지만 4~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매 작품, 케이블 드라마 부흥기를 이끈 장본인답게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성적으로는 보상을 받지 못한 셈이었다.
반면에 '응칠' 이후에도 tvN '고교 처세왕', OCN '38사기동대'에서는 꾸준히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 강자다운 기록을 쓰며 '케이블 스타'로 저력을 입증했다. '고교 처세왕'에서는 18세 고교생 이민석과 28세 이형석을 동시에 연기하며 1인 2역에 도전, 촘촘하고 치밀한 연기를 보여줬다. '38사기동대'에서는 마동석과 환상의 케미로 사기꾼 역할을 소화하며 말 그대로 연기자로서 못할 것이 없어 보이는,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기억상실에 걸린 재벌집 남자 서인국과 시골소녀 남지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쇼핑왕 루이' <사진=MBC '쇼핑왕 루이' 캡처> |
게다가 최근엔 '응답하라' 최초 성공의 공을 인정받아 tvN 10주년 시상식에서 드라마 남자부문 Made in tvN 상, 베스트 키스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지상파에서는 2013년 SBS에서 뉴스타상, 2014년 KBS에서 신인상을 받았지만 연기 본상은 아직이다. 한번 더 '케이블 스타'의 명성과 공로를 확인하게 한 자리였다.
서인국은 그렇게 쌓여온 갈증을 '쇼핑왕 루이'에서 비로소 풀어냈다. 첫 회에서 5.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드라마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7회에서 드디어 10.0%를 돌파했다. 이후 잠시 9.7%로 주춤했지만 9회에서 10.7%로 다시 상승했다. 현재 수목드라마 1위인 '질투의 화신'과는 불과 1.1%P 차. 서인국이 제대로 설욕할 기회를 잡게 됐다.
성적으로 따지자면야 곡절도 있었지만 서인국은 이제 '믿고 볼 수 있는' 주연 반열에 완전히 올랐다. 벌써 주연작이 '응칠'부터 '쇼핑왕'까지 8작품. '응답하라' 이후 신드롬급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캐릭터 분석으로 스스로 끊임없이 주연감임을 증명해냈다. 그래서 '케이블 스타' 서인국의 지상파 3사 정복을 기분 좋게 환영하고 싶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