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청약 마감..업계 “송전탑 문제 등 계약률은 지켜봐야”
[뉴스핌=최주은 기자] 효성이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일대 백운호수 뒤편에 공급한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1순위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순조로운 계약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거 인프라가 부족한데 반해 비싼 분양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단지 앞에 송전탑이 지나는 것도 일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163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4만5015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27.5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C2블록 84A타입에서 7104명이 몰리며 122.48대 1을 나타냈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하면서 분양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청약이 계약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의왕 백운밸리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개발하는 곳이어서 자연환경이 뛰어난 반면 교통과 주거인프라가 취약하다.
실제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찾은 고객들과 백운호수와 백운산을 찾은 가을 나들이객이 몰리면서 백운밸리 일대는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백운밸리는 수원, 의왕, 과천, 평촌에서 서울을 오가는 길목에 있어 인파가 몰려 정체를 빚게 되면 교통체증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대중교통도 전무하다시피하다. 가장 가까운 4호선 인덕원역이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반면 분양가는 최근 주변에 분양한 신규 아파트 보다 높은 수준이다. 3.3㎡당 평균 1350만~1380만원으로 책정돼 고분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백운밸리에서 10km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서 대우건설이 지난달 말 ‘의왕 파크 푸르지오’를 분양했다. 의왕시 장안지구에서 분양한 이 단지는 3.3㎡ 당 평균 1050만원에 공급됐다.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투시도 <자료=효성> |
또 4년 전 대림산업이 분양한 단지와 비교해도 분양가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대림산업은 의왕시 내손동 627번지 일대에 ‘의왕 내손 e편한세상(1149가구)’을 공급했다. 하지만 이 단지는 50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올해부터 할인 분양에 들어갔다. 할인을 감안하면 효성의 ‘의왕 백운밸리’가 ‘의왕 내손 e편한세상’ 일부 가구보다 분양가가 더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의왕 내손 e편한세상이 위치한 내손동은 학의동보다 서울과 가깝고 중심상권이 인접해 있다. 교통이 편리해 입지 선호도도 높다.
단지 앞에 송전탑이 지나는 것도 문제다.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C4블록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대형 송전탑이 있다. 단지와 가까운 일부가구 주민들은 전자파 등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작은 글씨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공고문에는 ‘계약 전 사업부지 현장을 반드시 확인하기 바라며 계약이후 송전탑 등 주변현황에 대한 사항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분양 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견본주택을 오픈하는 당일까지 분양승인이 나지 않은 것은 물론 당초 예정했던 5개 블록을 함께 분양할 수 없게 돼서다.
효성은 견본주택 오픈하는 날인 지난 14일까지도 분양 승인을 받지 못했다. 분양 승인이 나지 않으면 고객에게 분양가를 안내 할 수 없다. 따라서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한 사업지의 경우 견본주택 오픈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효성은 분양을 강행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필지 정리’ 문제라고 일축했다. 효성 관계자는 “당시 필지 문제로 분양 승인이 나지 않았다”며 “그 부분을 제외하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필지 문제가 있는 C1블록을 제외하고 곧바로 분양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C1블록은 같은 날 분양승인을 받지 못하고 지난 20일이 돼서야 승인을 받았다. 따라서 오는 26일 C1블록만 별도로 청약 접수를 받게 됐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효성이 올해 신규 분양 시장에서 고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의왕 백운밸리' 분양에 사활을 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양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실제 이 곳은 예상 외로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1순위 청약접수를 마쳤는데 청약이 계약으로 이어질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