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사측 "인건비 50% 축소 위해선 추가 감축 불가피"
노조 "최저 생계도 어렵다"며 총파업 돌입
[뉴스핌=조인영 기자] STX조선 노사가 150명 일반직(생산직) 인력 감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진해 조선소<사진=STX조선해양> |
사측은 회생절차에 따라 인건비 50%를 줄이기 위해서는 150명 가량 정리해고 또는 상여금 500%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노조는 '최저 생계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14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 회생절차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 3부는 지난 7일 노조원들을 만나 인건비 50%를 줄이지 못하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기 힘들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앞서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은 STX조선의 계속가치를 산정하면서 내년 노무비를 올해(767억500만원)의 60% 수준인 464억330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법원은 조사 보고서를 참고해 인건비를 50% 가량 축소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TX조선은 지난 여름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사무·설계 등 연봉직은 당초 목표로 한 400명을 채웠지만 현장직인 일반직은 약 200명만 신청해 목표치(345명)에 미달했다.
회사가 나머지 145명을 권고사직 대상자로 분류하자 노조는 "추가적인 정리해고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이에 회사는 145명의 인력을 보전하기 위해선 연간 상여금을 기존 800%에서 500%줄인 300%로 줄여야 하며 학자금 등 나머지 임금성 단체협약도 포기할 것을 주문했다.
노조는 이 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삭감 폭이 너무 크고, 이미 생산직의 3분의 1 가량이 나갔음에도 또 정리해고를 해야 한다는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500%를 삭감하면 최저 생계비도 나오지 않는다. 일감이 없어 잔업과 주말 출근을 못하게 되면서 세후금액으로 직원들은 150~170만원만 받는 수준"이라며 "여기에 상여금을 반납하면 생계 자체가 어려워진다. 우리는 무급순환휴직 등 다른 부분으로 맞춰줄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회사는 법원에서 반대하고 있다며 같은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노조는 회사가 정리해고를 단행할 시 전면 총파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회사는 회생계획안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에 담긴 인건비 수준을 맞추려면 150명을 축소하거나 임금 수준을 500%가량 줄어야 한다"며 "이제는 노조와 회사가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노조는 생활도 안된다고 주장하나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추가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노사는 올해 2월 상견례 후 20차례에 걸쳐 교섭을 가져왔으나 13일 오전까지도 갈등을 빚으면서 현재 공식 중단됐다. 회사는 인건비 50% 축소에 대한 노사 합의서를 마련해 다음날인 14일 열리는 2·3회 관계인 집회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관계인 집회에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협의회와 상거래채권 관계자들이 모여 STX조선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놓고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채권단이 법원에 집회일 연기를 요청하면서 14일 예정됐던 관계인 집회는 한 달 뒤인 11월 11일로 미뤄졌다. 집회일이 옮겨졌지만 STX조선 노사는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STX조선은 지속된 영업손실에 자력으로 불황을 극복하기 어려워지자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자율협약 과정에서 STX조선은 2차례 대규모 인력조정을 통해 3560명이던 직원을 2117명(올 5월 현재)으로 41% 감축했다.
채권단이 STX조선에 4조3878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저가 수주 선박 부실 해소에 실패하고 수주 절벽까지 도래하면서 STX조선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에 회생관리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