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VR헤드셋 통해 일반 소비자 선호도 가늠
소니 과거 명성 되찾을지 여부도 관심
[뉴스핌= 이홍규 기자] 금일부터 정식 판매된 소니의 가상현실(VR)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VR(PSVR)'의 장기적 성공 여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하이엔드(High-end)급 VR헤드셋이기 때문이다. 국내 일부 매장에서는 판매 물량이 반나절 만에 바닥나고, 일본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고객들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등 이미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소니의 PSVR이 향후 VR기기가 주류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VR 개발자이자 전 소니 런던 스튜디오 헤드인 데이브 랜야드는 "소니의 제품 판매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 대한 첫 번째 실전 테스트"라며 "누구도 VR기기의 이용률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는 (시장에) 중요한 첫번째 암시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했다.
399달러(미국 기준)에 출시된 PSVR은 비슷한 제품인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599달러)와 HTC의 바이브(799달러)에 필적할만한 성능과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격과 성능 요인 외에도 PSVR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VR회사들의 콘텐츠 기반이 게임에 집중된 데 반해, 소니는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분야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VR기기를 얼마나, 그리고 자주 사용하게 될지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과거 명성 되찾나…"막대한 사용자 베이스가 강점"
이를 통해 소니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소니는 텔레비전, 휴대폰, 일반 가전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VR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소니는 지난 4년 간 PSVR 개발을 위해 수 천명의 인원을 동원했다.
전문가들은 소니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여잡고 있다. 과거 20년 동안 플레이스테이션 판매를 통해 막대한 사용자 베이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소니, 페이스북, HTC, 삼성전자라는 4강 구도에서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니는 비디오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4 판매로 전 세계 4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PSVR의 올해와 내년 출하량을 각각 150만대, 300만대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PSVR 판매로 올해 VR콘텐츠 제작업체들이 약 1억3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HTC의 바이브보다 2배 많은 수치다.
하지만 PSVR이 일부 매니아들을 겨냥한 틈새 시장 제품 개념을 넘어 소비자들로부터 광범위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이스리서치의 야스다 히데키 분석가는 "VR기기 특유의 문제인 생산 능력과 장시간 사용의 어려움으로 이 같은 (VR시장의) 초기 붐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콘텐츠가 확충되지 않으면 과거 3D TV처럼 단명하게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