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연초 이후 최저..전셋값 비율도 3년여 만에 하락
전세난과 저금리에 세입자의 내집 마련 늘어..입주물량 늘어 역전세난 가속
[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지역에서 전세거래와 전셋값이 떨어지며 수요자 우위로 바뀌는 역(逆)전세난 조짐이 퍼지고 있다.
최근 1~2년새 아파트 신규 분양이 많이 늘며 전세 세입자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비중이 늘었다. 하남미사 및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신규 입주가 크게 늘어 전세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또 향후 1~2년간 새 아파트 입주가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 전셋값 약보합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29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한달간(1~28일) 서울 아파트의 전세 거래는 7696건을 기록했다. 이달 총 거래량은 8000건 정도다. 이는 전달(1만239건) 대비 21% 정도 감소한 수치이자 올해 1월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우선 강남권 전세거래는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9월 강남구 아파트의 전세거래는 658건이다. 전달 1000건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크게 줄었다. 송파구는 992건에서 728건으로 서초구는 588건에서 477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도 이달 전세 거래량이 전달보다 15~20% 정도 줄었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전세 거래는 연초 이후 꾸준히 늘었다. 1월 7840건으로 바닥을 친 후 2월 1만1196건, 3월 9652건으로 1만건 안팎을 오르내렸다. 8월에도 전세 거래가 1만건이 넘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별 거래량이 8000건을 위협받고 있다.
전국 아파트의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도 3년 5개월 만에 하락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전세가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75.4%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세 세입자들이 신규 아파트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호황에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을 공격적으로 늘렸고 세입자들은 전세난과 저금리에 내 집 마련에 뛰어들었다. 입주가 본격화하자 서울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전세 거래가 주춤한 것이다.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31만4000여 가구로 지난해(28만4780가구)보다 10.6%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13만2214가구)은 전년대비 27.7% 급증했다. 하남미사와 위례, 양주를 중심으로 서울 주변의 신도시 입주가 꾸준히 증가한 것도 전세 거래에 영향을 미쳤다.
향후 역세권난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시각이 있다. 2017년과 2018년 입주물량이 총 75만건에 달한다. 이는 평년치보다 20만여 가구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 청약 아파트는 대부분 계약을 마쳐 입주 시기에 전셋값 약세가 불가피한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저금리와 전세난에 세입자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에 뛰어들어 기존 전세 거래가 주춤하다”라며 “내년 이후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이 늘어 역전세난이 지역별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