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규제 강화로 CP 시장 규모 위축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기업어음(CP) 시장이 지난 2012년 이후 최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자료를 인용, 미국 내 미상환된 CP 규모가 주간 기준 9426억달러(약 1039조원)로 집계돼, 이전보다 211억달러(약 23조원) 쪼그라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2년 10월 이후 최저 액수로, 지난 1990년대 후반보다 3% 미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과 기업들의 단기 자금조달 통로인 CP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규모가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CP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머니마켓펀드(MMF) 규제 강화로 CP의 주요 수요처 중 한 곳인 프라임(prime) MMF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14일부터 시행되는 새 규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위기 당시 발생했던 펀드런(대규모 환매)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전에는 MMF의 순자산가치(NVA)가 주당 1달러에 고정됐으나, 새 규제에선 이를 시장가격에 따라 변하게 하는 시가평가제를 도입한다. 또 유동자산이 전체 자산의 30%를 밑돌 경우 최대 2%의 환매 수수료를 부과하고 최대 10영업일 동안 환매 중단을 실시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같은 규제안은 기관투자자와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하는 프라임(prime) MMF에 제한됐다. CP에 투자하는 프라임 MMF가 신용 위험에 취약해 펀드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달러를 조달할 때 주로 CP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외국 은행은 이번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외국 금융기관들의 미상환 CP는 지난주 기준 2294억달러로, 약 90억달러 급감했다.
해외에 모회사가 있는 경우를 포함한 미국 은행들도 미상환 CP 액수가 2218억달러에서 2202억달러로 16억달러 줄어들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