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에서 연이어 부진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자, 다음 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 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전일 15%보다 낮은 12%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이 오는 20~21일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는 가장 큰 근거는 부진한 경제지표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다섯 달 만에 고꾸라졌다. 자동차 등 전반적인 재화의 판매가 부진해 8월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0.3% 줄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12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금리를 올리기 전에 소비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더 확실한 근거를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체 소비지표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소매판매의 감소 전환은 기준금리 인상론의 힘을 뺀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소비자 측면에선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며 "소비자는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연준이 금리를 올리게 할 만한 것이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오랫동안 연준의 발목을 잡아온 물가도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발표된 8월 수입물가지수는 낮은 유가의 여파로 6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이날 공개된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7월 0.4% 하락한 데 이어 8월에도 보합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내일(16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연준에 기준금리 인상 근거를 마련해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8월 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제조업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4% 감소하며 부진을 확인했다.
8월 경제지표가 크게 후퇴하면서 2분기 부진했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꺾이는 분위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브 머피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전체적으로 8월 소매판매 보고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의심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면서 "전망의 위험은 아마도 하방 쪽으로 기운 것 같다"고 진단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마크 케프너 이사는 "금리가 올라야 함을 보여주는 지표는 없었다"며 "소매판매는 좋지 않았고 경제가 차츰 분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는 재닛 옐런 의장의 신중한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도 이달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중산층의 소득이 오르는 등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가 마련됐지만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로 금리 인상 시점을 미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프리 도프먼 조지아대 교수는 지난 14일 포브스 기고를 통해 "연준은 현재와 11월 대선 중간에 금리 인상을 피할 변명을 찾을 것"이라면서 "고용시장은 이미 사인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금리를 지금 올려라'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